새해 포트폴리오 안전을 우선시해야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7.12.3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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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고수들의 '자산설계' 가이드 (하)...세계경제 변동성 커져

 그렇다면 2007년 엄청난 수익률을 올린 중국펀드는 어떻게 해야 할까. PB들은 일단 올해도 중국펀드가 투자자들에게 기쁨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무작정 고수익만 노리고 중국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미 가입한 경우 적절한 환매시점을 따져볼 필요도 있다.

중국펀드 투자에 대해 국민은행 이 팀장은 "중국경제가 물가상승, 정부긴축 등 우려되는 점이 있지만 올 하반기까지는 점진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낙폭이 큰 시점에서 추가투자를 결정해도 좋은 시장이고 기존 가입자의 경우 상반기 이후 환매시기를 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이 팀장은 "중국펀드는 올해 계속 투자해도 좋다"며 "세계 자금이 아시아지역으로 모이고 꾸준한 경제성장이 주가를 계단식으로 상승하게 만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펀드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중국정부의 일관되지 않은 정책이고 정부가 시장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지만 이미 시장은 중국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났다"며 "중국의 13억 인구가 장기투자 성향을 갖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시장에서는 용기와 끈기가 있는 투자자가 고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중국펀드에서 고수익을 올린 투자자의 경우 환매를 통해 수익률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들 전문가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외환은행 심 팀장은 "중국의 긴축정책이 단계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달성한 가입자는 환매를 고려하고 신규가입자는 금리인상, 위안화절상 발표 등 리스크 요인이 제거됐을 때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SC제일은행 신 부장은 "기존 가입자 중 현재 중국펀드 비중이 전체자산의 50% 이상이라면 환매하고 그 이하라면 보유할 것을 권한다"며 "신규가입도 중국펀드 비중이 전체 자산의 20% 이내라면 추가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PB전문가들은 2007년 투자자들을 크게 실망시켰던 일본·리츠·물펀드에 대해 어떤 전략을 제시할까. 많은 전문가는 "가망성 높은 곳으로 갈아타라"는 의견을 내놨다. SC제일은행 신 부장은 "이들 펀드는 수익률을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더 잘 운용되는 쪽으로 갈아타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다.


신한은행 박 팀장도 "일본펀드가 수익률을 회복하고 성장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내국인의 일본 국내투자가 활성화되지 않는 한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리츠펀드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먼저 해결돼야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고, 물펀드의 경우 선진국시장 내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것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투자종목도 일부에 한정돼 아직 투자하기 이르다고 진단했다.

외환은행 심 팀장은 "올해 일본펀드는 지난 2년간의 부진을 털고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리츠펀드는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로 여전히 부진할 것"이라며 "물펀드도 해당 투자기업의 수익성이 단기간에 시현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투자를 유보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그러나 '못난이 3인방'에 희망을 가져볼 만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나은행 노 부장은 "일본펀드는 하반기 이후 투자메리트가 재부각될 것으로 보이고 리츠펀드도 상품 본연의 리츠배당률과 환차익 투자메리트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일정수준 이상 수급측면만 해결된다면 다시 투자메리트가 부각될 전망"이라며 "단 물펀드는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여부를 가늠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이 팀장도 "장기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와 앞으로 다가올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여유가 있다면 장기보유할 것"을 권했다.

◇직접 주식투자?=PB전문가들은 올해 예상 코스피지수가 1750에서 2800까지 움직이는 등 지난해 시동이 걸린 증시랠리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증시에서 기관투자가의 영향력이 날로 확대되는 가운데 개인 홀로 시장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얻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가급적 간접투자를 택하되 직접투자를 하고 싶다면 자산의 일부분만 저평가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하라"는 것이 PB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기업은행 이 팀장은 "개인이 직접 주식투자에 나선다면 결국 자금력을 앞세운 기관투자가와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여유자금과 지구력이 없다면 펀드투자를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서 팀장은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점을 감안할 때 전문적인 투자관리가 가능한 간접투자가 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고 SC제일은행 신 부장도 "주식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장기투자할 수 있다면 직접투자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펀드 가입만으로 성이 차지 않는 공격적 투자자를 위해 PB들은 '저평가된 우량주'를 눈여겨 보라고 조언했다. 현대건설 등 건설주, 국민은행 신한지주 등 금융주,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KT&G 삼성테크윈 등 대표우량주 및 제약주, 내수소비재 대표주 등이 추천종목으로 꼽혔다.

하나은행 노 부장은 "직접 주식투자시 소수종목을 선택해 투자하는 방식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종목간 격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수에 대한 투자보다는 개별종목에 대한 투자가 낫다"고 말했다.

◇부동산투자 '해빙기'=얼마 전까지 투자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재테크 수단은 부동산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 속에 꽁꽁 얼어붙으며 '부동산 불패신화'의 막을 내렸다.
 
올해 부동산시장에 대해 PB전문가들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올해는 △청약가점제 등 실수요자 중심의 분양제도 시행 △아파트 입주 및 분양물량 증가 △공공택지 후분양제 시행 △해외부동산 투자규제의 추가 완화 등 호재성 재료도 있다.



한국씨티은행 서 팀장은 "최근 부동산시장 위축에 따른 규제완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친화적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여 지난해 대비 완만한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고 국민은행 이 팀장도 "극도로 위축된 부동산경기는 기대감에 힘입어 국소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하나은행 노 부장은 "신정부 초기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부 지역의 투자심리가 회복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거래는 증가하겠지만 서브프라임 사태의 간접적 영향과 지속되는 대출규제의 영향으로 부동산시장 전체적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높은 가격 상승 역시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은행 김 부지점장 역시 "새 정부가 출범해도 물가안정이나 경제여건 개선의 기반확보를 위해 부동산가격 안정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침체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유망한 해외부동산 투자대상으로는 말레이시아의 아파트(콘도)가 꼽혔다. PB들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는 양도소득세가 없고 경제성장률이 높아 투자처로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이밖에 과거 13년간 지속된 주택시장의 침체에서 벗어나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는 일본 주요 도심부의 임대주택시장과 최근 외국계펀드가 매입하고 있는 중국의 고급주택시장도 좋은 투자처로 제시했다.

◇'대안투자'에도 관심을=PB들은 주식형펀드 등 이미 대중화된 투자상품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이색 투자대상에도 눈을 돌릴 것을 권했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분산 및 장기적 투자수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가장 각광받는 대안투자 대상은 '금'이다. 지속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해 금 같은 실물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매력적이다. 실물에 대한 투자가 어렵다면 금 관련 펀드 등에 투자해볼 만하다.

PB전문가들은 금 외에도 니켈 등 광산투자 관련 펀드, 식량관련 펀드 및 최근 위작사건 등으로 가격이 하락한 미술품 투자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이밖에 일반 판매 가능성이 점쳐지는 헤지·사모펀드에 대해서도 PB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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