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잡은 '헤알플랜' 브라질 강세 원동력"

상파울루(브라질)=권성희·임영준 기자 2008.01.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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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마켓의 어메이징 기업]<1-3>프란스 하이머 상파울루 산업연맹 이사

"인플레잡은 '헤알플랜' 브라질 강세 원동력"


"현재 브라질 경제는 매우 강하다. 경제 전반이 안정적이고 원자재 호황으로 수출이 늘고 있다. 경제가 좋으니 사람들의 소득이 늘고 이에 따라 내수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프란스 L. 하이머 상파울루 산업연맹(CIESP) 대외관계 이사 겸 브라질 기술표준협회 부회장은 브라질의 현재 경제 상태를 '최상(super)'이란 단어로 표현했다. CIESP는 브라질 최대의 경제도시인 상파울루의 산업단체들과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민간기구다.



하이머 이사는 브라질 경제가 철광석과 농축산물 등 1차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그 이전에 펀더멘털의 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라질 경제가 '중국 효과'의 행운을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브라질 경제가 견조할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은 '헤알 플랜'으로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잡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헤알 플랜'이란 1994년 7월에 1헤알을 1달러로 고정시킨 화폐 개혁을 말한다. '헤알 플랜' 이전에 브라질의 인플레이션은 연간 2500%라는 상상을 초월한 수준으로 치솟는 등 가히 살인적이었다. '헤알 플랜'은 이러한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당시 브라질 정부가 취한 정치적 결단이었다. 이후 브라질 정부는 헤알 고평가로 경상수지 적자가 심화되자 고정환율제를 포기하고 변동환율제를 받아들였지만 인플레이션 안정세는 지속됐다.



하이머 이사는 "1990년대말까지 브라질은 만성적인 무역적자에 시달렸는데 2000년 들어 흑자로 돌아섰다"며 "최근 2~3년간 매년 400억달러가 넘는 무역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브라질의 이 같은 변화로 헤알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헤알 절상으로 수출이 어려워진 측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브라질 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늘리는 긍정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기업들은 수출이 줄고 있지만 내수시장이 매우 강해 수출 물량을 내수시장으로 돌리고 있다"는 덧붙였다.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 브라질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물론 브라질 경제에도 좋지 않겠지만 중국의 경기 하강은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경제에 타격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고 중국산 제품이 전세계 인플레이션을 조절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이머 이사는 브라질 경제가 1차 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하이머 이사는 "브라질의 수출상품을 보면 절반 이상이 제조업 제품"이라며 "브라질은 트럭, 트랙터, 항공기 등을 많이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브라질은 중남미 국가 중 제조업 기반이 가장 탄탄하며 세계적인 자동차, 항공기, 철강, 신발 생산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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