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당선에도 부동산 둔화될 것"-NYT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7.12.2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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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인 생활 30년만에 지금 같은 부동산 시장은 처음 본다"

여의도에서 30년째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정두현씨가 최근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해 내린 평가다.

그는 "부동산 시장 전체가 꽁꽁 얼어 붙어 외환위기 때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며 "그때는 팔려는 사람이나 있었지, 지금은 수요와 공급이 완전 '제로'(0)다"고 말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17대 대통령으로 확정됨에 따라 부동산 정책의 변화 기대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지만 정권이 바뀌어도 부동산 시장이 이전과 같은 호황을 누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우리나라의 전문가들을 인용, 보도했다.

부동산 시장은 한때 광적인 투기붐이 일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종합부동산세를 비롯, 일련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을 펼치면서 광적인 열기는 수그러들었다.



지난해말 이후 서울에서 부동산 거래는 급격히 줄어 들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전년동기대비 3분의1 수준인 8680건으로 급감했다. 나라 전체로는 거래가 절반 가까이 실종됐다.

부동산 값 상승세도 예전 같지 않다. 올해 전국적인 아파트 값 상승률은 2.1%에 불과하다. 12월 서울의 아파트 값도 3% 오르는데 그쳤다.

그러나 19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예전의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찍이 현 정권 말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커진 기대감이었다.


이 당선자는 부동산 규제 완화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당선자는 종합부동산세와 재건축 규제 등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 당선자가 부동산 정책에 칼을 대도 주택 값이 크게 오르기는커녕 더 떨어지거나 심지어 붕괴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수년간의 과열로 주택 시장 버블이 한껏 증폭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광수경제연구소의 김광수 소장은 "부동산 시장은 머지않아 터질 수밖에 없는 버블 상태"라며 "현 정부의 규제책으로 부동산 시장의 광적인 열기가 예전처럼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국민적 회의가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 '단명론'도 제기됐다. 일단 투자붐은 조성되겠지만 올해 초 시작한 대형 개발 프로젝트들이 완료되는 때인 5년쯤 후 포화 상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건국대학교의 심교연 부동산학과 교수는 "2013년까지 약 100만호의 신규 주택이 시장에 공급될 것"이라며 "이토록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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