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현 사장의 현업복귀와 이희국 사장의 실트론 배치, 실트론 박영용 사장, LG마이크론 조영환 사장의 퇴진 등은 소폭 인사처럼 보이지만 대폭적인 변화를 보여준 대목이다.
◇'디지털TV의 아버지' 백우현 사장의 귀환=구자홍 LG전자 부회장(현 LS 회장) 시절인 2003년 10월까지 김쌍수 사장, 우남균 사장, 백우현 사장 등은 LG전자를 이끄는 삼두마차였다.
백 사장은 미국에서 '디지털TV의 아버지'로 통하며, 북미방식의 디지털TV 표준을 만든 인물로 글로벌 브랜드를 갖고 있는 인물이어서 향후 LG전자의 기술분야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업에서 멀어졌던 기술자문역에서 현업으로 복귀, LG전자의 세탁기에서부터 휴대폰까지 모든 부문의 기술을 책임지는 자리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희국 사장 체제의 실트론=LG전자 CTO였던 이희국 사장은 LG 반도체 사업 초기부터 반도체와 인연을 맺어온 인물이다. 이 사장이 반도체의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실트론의 수장을 맡았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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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실트론은 LG(51%)와 동부(49%)의 협업형태에서 동부의 지분 매각이 이루어지는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LG가 새로운 파트너와의 관계 정립 등과 향후 실리콘웨이퍼의 성장과 반도체사업 등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구본무 회장이 그를 등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이미 지난 2월,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맡고 있던 실트론 비상근 이사직을 이어받은 상태다. 약 10개월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기기 위한 사전포석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스탠포드 전기공학 박사 출신으로 LG의 기술핵심에 있는 이 사장의 실트론행은 이런 점에서 주목된다.
◇LG전자, 글로벌 경쟁력 갖춘다= LG전자는 최고구매책임자(CPO) 겸 부사장으로 미국 IBM에서 20년간 근무하고 현재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프리스케일에서 CPO로 근무하고 있는 토마스 린튼씨를 영입했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 겸 부사장으로 미국 존슨앤드존슨에서 13년 동안 근무한 후 화이자로 옮겨 11년간 마케팅 분야에 몸담고 있던 더모트 보든 화이자 동북아지역대표를 영입한 바 있다.
LG전자는 이번 마케팅과 구매 부문에 이어, 인사와 제조 등 추가로 2개 분야 최고책임자 역시 외국인을 영입키로 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현지화 경영체제 가속화를 위해 인도법인의 버마, 러시아연구소의 체르넨코 등 2명의 외국인을 임원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CFO와 부품계열 단일체제=LG필립스LCD는 정호영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사장을 영입, 올해 권영수 LG전자 CFO 겸 사장을 대표로 영입해 큰 성과를 본데 이어 ‘CFO효과’ 재현에 나선다.
전자부품 계열사들은 ‘허영호 사장 품에 들어갔다. LG이노텍은 2001년 허영호 사장이 취임한 이래로 카메라모듈과 발광다이오드(LED), 디지털튜너 등 휴대폰과 LCD TV 부품부문에 집중, 올해 목표인 1조5000억원 매출을 이미 넘어서는 등 최근 5년간 매년 30% 이상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LG마이크론은 PDP 시장의 침체로 관련 부품 시장이 위축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LG이노텍 허영호 사장이 LG마이크론 수장을 겸하면서, LG그룹 내 양대 전자부품소재 계열사간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