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세입자가 전세권 설정등기를 해두었고 전세기간이 만료되었는데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줄 형편이 되지 않아서 급하게 집을 내놓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아파트에는 전세권 후순위로 설정된 근저당권이 있어서 망설여집니다. 공인중개사는 이전 전세권자의 전세권을 승계받고 전세권 설정등기에 부기등기만 해두면 등기부상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어 안전하니 가격이 쌀 때 빨리 집주인과 임대차계약을 하라고 권유합니다. 공인중개사의 권유대로 해도 문제가 없을까요.
질문자의 경우는 크게 두 가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첫째, 질문자가 새롭게 체결하는 임대차계약은 먼저 설정된 근저당권에 후순위이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는 대항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이전 전세권자와의 관계에서 후순위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공인중개사가 권유하는 대로 부기등기를 하여 전세권 자체를 양수받는 방법 자체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위험은 남습니다.
왜냐하면 기간이 만료된 전세권은 저당권처럼 담보적인 효력만이 남아 저당권부 채권양도의 방법에 의해서 양수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당권이 설정된 채권을 양도할 때 물권적인 보호까지 받으려면 전세권이전의 부기등기 이외에도 ‘민법이 정한 방법의 채권양도절차’가 병행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