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실트론 매각가격 높이기?

더벨 이승호 기자, 현상경 기자 2007.12.1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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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화학 매각반대 그룹측 묵인...8000억 이상 가격요구 예상

이 기사는 12월17일(21: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동부그룹의 실트론 지분매각과 관련해 동부정밀화학이 이사회를 통해 이를 부결한 것이 동부그룹이 매각가를 올리기 위한 수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부그룹은 지난 14일 보고펀드-KTB네트워크 컨소시엄과 실트론 지분 49%를 7078억원에 넘기겠다는 지분양수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동부정밀화학은 보유한 실트론 지분 2%에 대해 이사회를 통해 이를 부결시켰다.

현재 실트론 지분은 동부제강(32.1%), 동부건설(5.9%), 동부화재(4.9%), 동부생명(2.7%), 동부정밀화학(2%), 동부하이텍(0.9%), 김준기회장 등 2인(0.5%)를 보유한 상황. 이 가운데 동부제강, 건설, 화재는 모두 14일 이사회에서 지분양도를 의결했고 동부생명은 해당지분이 운용자산 내역에 포함돼 있어 이사회의결 없이도 처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밀화학 단독의지? 그룹의 의지?
동부정밀화학은 17일 공개한 이사회 회의록에서 보고-KTB 컨소시엄과의 배타적 협상기간이었지만 이 때 다른 인수제안자인 스카이레이크-산은PE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점 등을 들어 지분매각을 부결시켰다.

정밀화학의 사외이사로 재직중인 한택수 이사가 이를 강하게 지적했고 이에 대표이사와 다른 이사들이 전부 부결의사를 확인했다.

하지만 업계는 같은 계열사인 동부제강, 건설, 화재 등이 같은 조건을 두고 해당건을 이사회에서 의결시켰다는 점에서 동부정밀화학이 어떤 의도로 이를 부결시켰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동부그룹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7일 그룹사 전체 내부 회의가 진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지분매각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고 밝혔다. 즉 이번 결정이 동부정밀화학만의 의지가 반영된게 아니라 그룹사 전체에서 내려진 결정이란 추정이 가능한 대목인 셈이다.

동부, "가격 더 받을 수 있다" 판단?
이 같은 결정은 동부그룹이 최근 지분양도 본계약을 맺었으나 가격조건에 충분히 만족하지 못한탓에 협상이 완료됐음에도 불구, 추가 협상을 벌이려는 시도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동부정밀화학의 고위관계자는 "경영권이 없는 지분매각에서 최우선 조건은 가격"이라며 "현재 맺어진 7078억원은 사실 상 최고가격이 아니며 한택수 이사는 이를 지적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같은 의견이 타당성이 있다고 봐서 부결이 됐으며 금주중에 이 안건을 두고 다시 이사회가 열릴 것"이라며 "가격을 7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더 높여야 한다는 논의와 JP모건이 이에 대해 충실하게 어드바이저 역할을 못했다는 점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하지만 이 딜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며 연내에 타결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업계 또한 이번 딜이 협상대상자의 교체보다는 가격 협상과 지분 47%인수 등으로 마무리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동부가 밝힌대로 스카이레이크-산은 PE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시기가 이미 보고-KTB컨소시엄과 동부그룹간 '배타적 협상기간'이었던 점을 들며 협상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문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1차 입찰때 타락했던 후보를 핑계 삼아 협상 프로세스를 무시한 전략을 쓰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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