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된다"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7.12.1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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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硏, 채권시장 금리 폭등 등 불안 지속시

지난 10월 중순 이후 지속되고 있는 국내 채권시장의 불안으로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채권 시장의 불안 원인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채권시장에 금리 폭등, 정책금리와 시중금리의 격차 확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연구원은 최근 국내 채권 시장의 특징으로 10월 중순 이후 시중 금리가 폭등하고 있는 것을 꼽았다. 시장 대표 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4.93%에서 10월 15일 5.51%에 이를 때까지의 약 10개월 동안 0.58%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폭등세를 타며 불과 2개월여 만에 0.38%포인트가 급등, 12월 13일 현재 5.89%에 달하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의 경우에도 8월 중순까지 변동성이 크지 않은 가운데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10월 15일 5.34%에서 최근까지 급등 양상을 보이며 5.71%를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정책 금리인 한국은행의 콜금리 목표 수준은 2007년 상반기까지 4.5%를 유지하다 7월과 8월에 각각 0.25%포인트 인상하는 데에 그쳐 시장 콜금리는 12월 13일 현재 5.0%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고채 3년 물과 시장 콜금리와의 격차는 10월 15일 0.49%포인트에서 12월 13일 현재 0.89%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콜금리를 제외한 CD, 국고채 중단기물, 회사채 등의 중단기 금리에는 시중금리 급등세의 파급효과가 뚜렷하게 나타고 있는 반면, 5년·10년 국고채 장기물 금리에는 효과를 미치지 않아 장기물 금리가 3년물 금리보다 낮은 장단기 금리의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연구원은 이같은 금리 급등 원인으로 ▲유동성 자금의 주식시장으로의 '쏠림현상' ▲CD, 은행채 발행은 급증한 반면 수요는 축소되는 초과 공급 현상 ▲국채 선물 시장에서의 손절매를 위한 투매 현상 등을 꼽았다.

연구원은 이런 불안이 지속된다면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를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의 자금 조달력 약화로 CD 발행 확대 추세가 이어져 CD 금리가 높은 수준을 지속한다면 이와 연동된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 경우 가계의 대출 이자 상환 부담이 가중돼 최근 주택 경기 부진과 맞물려 가계부문의 심각한 신용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경제 상황의 급격한 침체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경우 중소기업 대출 부실을 막기 위한 은행들의 자금 회수와 기업 도산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신용 경색도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따라서 이런 문제들이 현실화되지 않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기존 변동금리부 담보대출에 대한 이자 상한선 설정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계 신용 위기가 심각해질 경우 현재 미국 정부가 서브프라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하고 있는 조치들과 유사한 신용경색 가계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동결, 비과세채권 발행을 통한 긴급지원기금 조성 등의 정책이 신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중소기업 부문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야 하고, 실질금리와 정책금리 간 괴리를 축소시켜 통화정책 유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 수익원의 다각화를 유도하는 등 과도한 대출 경쟁도 억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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