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레이스 내내 40% 이상의 압도적 지지율을 기록하면서도 BBK 의혹으로 밤잠을 설치던 이 후보에게 검찰의 '공식 면죄부'는 사실상의 '대통령 당선증'인 셈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할 때 이 후보의 지지율은 40% 내외. BBK 전 대표인 김경준씨 귀국과 검찰의 본격 수사 이전 50%에 육박했을 때보단 빠졌지만 2, 3위 후보들과 격차는 두 배가 넘는다.
이 후보는 무엇보다 '경제'라는 이슈를 선점,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한 게 큰 자산이다. 게다가 BBK 관련 혐의를 떨치면서 대세론에 날개를 달게 됐다. 위장 전입 등 여러 흠도 BBK 무혐의와 함께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나라당과 이 후보는 사실상 대선 승리를 선언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와 BBK가 무관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상 이제는 대선 승리만 남았다(이 후보 핵심 측근)"는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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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겉으로는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대세론에 심취해 자칫 자만하거나 나태해질 경우 다잡은 승리를 놓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명박 후보가 이날 수사결과 발표 이후 열린 중앙 선대위 회의에서 "앞으로 정책과 공약을 좀 더 꼼꼼이 챙기라"고 당에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책'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 대선 승리를 확실히 거머쥐겠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BBK 의혹을 집중 제기해 온 여권과 이회창 후보측을 향한 여론의 '역풍'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정치공작'을 파헤치겠다며 신당을 향해 법적 대응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칼을 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회창 후보에게는 '명분없는 출마'를 접고 후보를 사퇴하라고 압박에 나섰다. 대세론을 확실히 굳히겠다는 의미다.
박근혜 전 대표가 BBK 수사 발표 이후 이 후보를 '확실히' 밀어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이 후보에겐 고무적이다. 박 전 대표측은 이 후보의 BBK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드러남에 따라 '소극적 지지' 입장에서 '적극 지지'쪽으로 방향을 틀 전망이다.
다만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가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대세론'을 경계하는 여론 심리가 확산될 경우 범여권의 진보, 개혁 세력이 결집하면서 만만찮은 세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