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씀이는 이미 '3만불 시대'-이마트 매출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7.12.05 10:29
글자크기

평판TV 매출 10% 늘고 탄산음료는 퇴보, 싱글상품도 잘 팔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올초 중소기업 H사에 입사한 유인회(28)씨.

미혼인 유씨는 대졸 초임 연봉 2200만원을 받는 월급쟁이다. 대기업에 입사한 대학 동기들에 비해 높은 연봉은 아니지만 씀씀이는 '럭셔리'하다.

마트에 가면 1.5ℓ에 2000원정도 하는 에비앙을 사고 올 여름에는 42인치짜리 LCD TV를 할부로 구매했다.



소득에 비해 낭비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은 1인당 소득이 2만달러가 채 되지 않았지만 소비 수준은 3만달러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이마트가 전국 108개점을 대상으로 올해의 소비 트랜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2만달러 수준의 선진국형 소비 트랜드가 정착되고 있었다.

'럭셔리' 소비의 바로미터인 가전의 경우 TV 부문에서는 LCD와 PDP TV 매출이 지난해 대비 각각 10% 이상 신장했다. 매출 순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각각 4위와 5위를 지켰다. 반면 일반 CRT TV(일명 볼록이TV)는 지난해 47위에서 올해는 100위권 밖으로 밀렸다.

에어컨도 멀티형(2 IN 1 이상)이 지난해보다 37계단 상승한 15위를 기록했다. 세탁기는 드럼형이 지난해와 같은 15위를 유지한 반면, 일반형은 87위에서 99위로 하락했다.


냉장고는 이미 일반형 냉장고는 100위 밖으로 사라진 지 오래. 어느새 2세대로 접어든 양문형 냉장고 매출도 지난해 올해 44위로 33계단 내려앉기에 이르러, 양문형에서도 프리미엄급이 36위에서 7위로 급상승했다.

먹거리도 역시 2만달러 소비성향을 반영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생수 매출의 급증과 탄산매출의 지속적 감소.



지난해 매출 순위 99위를 차지했던 생수는 올해에는 79위로 20계단 뛰어오른 반면, 탄산음료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순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전년 77위).

술에서는 와인이 5년 연속 급신장세를 기록하며 지난해 매출 순위 74위에서 51위로 23계단 상승한 반면, 소주는 지난해 21위에서 올해 27위로 밀렸다.

'나 홀로 소비형 상품', 이른 바 싱글족 상품이 부각된 것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상품은 캔맥주와, 노트북, 소용량 식품 등. 올해 이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주류는 캔맥주로, 지난해 판매순위 17위에서 12위로 올라섰다.

'함께 쓰는' 데스크탑은 지난해 37위에서 올해 45위로 8계단 하락한 반면, '혼자 즐기는' 노트북(랩탑)은 지난해 매출순위 100위권 밖(106위)에서 50위로 56계단 수직 상승했다.

'황금 돼지해' 호재를 맞은 출산용품과 기저귀, 분유 등 신생아 관련 제품들은 상당한 특수를 누렸다.



출산용품 전문 업체인 아가방은 10% 이상 매출이 신장하며 지난해 45위에서 올해 37위로 8계단 상승했다. 기저귀 역시 지난 해 9위에서 6위로, 분유는 지난 해 75위에서 59위로 각각 매출 순위를 높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음식을 먹어도 건강에 좋은 것, 어차피 사야 할 물건이면 품질 좋고 오래 쓰는 것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소비 규모가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세계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