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국민주택기금…서민내집마련 '적신호'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2007.12.0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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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근로자·서민주택구입 지원을 위해 집행해야 할 정부의 국민주택기금에 사실상 구멍이 뚫렸다.

4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현재 근로자·서민주택구입 지원용 국민주택기금 잔액은 960여억원으로, 월 평균 대출자금이 1500여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이미 30% 이상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실제 모자라는 금액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치솟는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피하기 위해 대출자들이 상대적으로 이자가 싼 국민주택기금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앞서 10월 한 달간 기금에서 대출된 주택구입 자금은 2500여억원으로, 11월에는 월 평균치보다 2배 가량 많은 4900여억원에 달했다. 이를 감안하면 적어도 12월에 대출돼야 할 근로자·서민들의 주택구입 자금 역시 이들 기간내 집행된 금액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주택기금보다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이뤄진 지난해의 경우도 12월 한 달간 1300여억원이 대출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남아있는 금액을 초과할 것이 확실시된다.



따라서 통상 대출 신청후 심사기간이 20일에서 1개월 정도라고 보면 이미 11월에 대출 신청을 접수, 연내 대출이 이뤄져야 할 금액 가운데 상당수가 집행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현재 국민주택기금 위탁대행 기관인 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 등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만, 일부 대출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심사 과정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 대출시기를 조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건교부 관계자는 "신청분에 비해 잔액이 모자라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은 내년에 대출해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어떤 일이 있더라도 기금 대출이 중단되는 상황은 만들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건교부는 기금 대출 집행금액이 단기간내 폭증한 원인이 부적격자까지도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판단, 위탁기관들에 적법한 대출이 이뤄지도록 관련 심사를 강화토록 지시했다.

동시에 10월과 11월 대출분 가운데 부적격성이 있는지 여부도 별도의 조사를 벌일 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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