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0.5%p 인하가능성 높아져

머니투데이 김능현 기자 2007.12.0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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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p 인하는 기정사실… 유가 90불 하회 인플레 압력 줄어

전세계의 시선이 오는 12일 열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리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위기에 빠진 미국 금융권은 물론 자금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일반 기업, 주식투자자들까지 연준의 금리인하에 목을 메고 있는 형국이다.

투자자들은 일단 0.25%포인트 인하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경기둔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데다 물가상승률도 여전히 목표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0일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100%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0.5%포인트 인하할 확률도 34%로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던 유가가 다시 90달러 밑으로 떨어짐에 따라 어느정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감도 줄어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금리 인하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며 때에 따라 0.5%p 인하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처음 불을 지핀 인물은 도널드 콘 연준 부의장이다. 콘 부의장은 지난달 28일 "신용경색의 여파로 기업과 소비자들에 대한 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며 "통화정책을 좀 더 유연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콘 부의장 이 같은 발언은 금리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이날 뉴욕증시는 급반등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도 콘 부의장의 손을 들어주었다. 버냉키 의장은 다음날인 29일 "신용시장 변동성 확대가 실물경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경제 위험이 인플레이션에서 성장으로 이전됐는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에너지 가격 인상과 주택경기 침체가 상승효과를 내면서 신용시장을 압박하고 있다'면서도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고 다소 모호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코먼펀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스트라우스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고 있어 경기 침체 가능성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경기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면 50bp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기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다면 결국 연준이 보다 공격적인 움직임을 나타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버밍행 소재 프라이빗 뱅크인 오크워스 캐피탈의 매니저 존 노리스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대해 "연준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경제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연준이 물가안정이라는 최대 임무를 희생하면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온 것도 금리인하 기대감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연준은 지난 9월 이후 두 차례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했다.



지표도 금리인하쪽으로 기울어 있다. 기존주택매매, 신규주택매매등 주택지표, 소비지표 등은 대부분 닷컴 버블이 붕괴됐던 2000년대 초 수준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미국 지표금리인 10년만기 재무성 채권금리는 4% 밑으로 떨어졌다. 채권금리 하락(가격상승)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이 물가상승보다는 경기둔화를 더욱 두려워하고 있다는 신호인 셈이다.

연준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 지난 21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2.5%로 하향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2.5~2.75%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반면 고유가에도 불구,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범위(1~2%)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최근 발표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1.9% 상승해 목표범위 상단(2%)를 하회했다. 연준도 내년 물가 상승률이 2%를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트라우스는 "연준은 물가보다는 경기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폭이 문제일뿐 금리인하는 거의 확실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연준이 주택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을 깨달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섣부른 금리인하 기대감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카고 소재 애스버리 리서치의 수석 이코노밋트 존 코사르는 "투자자들은 연준의 발언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며 "연준이 금리인하를 최종 결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연준은 이달 12일 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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