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뛰는 금리,증시 발목 잡나?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7.11.29 08:15
글자크기

금리 급등 자체 부담…일시적 요인으로 영향 미미 '우세'

5년 만기 국고채금리가 6.00%로 뛰었다. 5년물이 6%대에 진입한 적은 2002년 8월28일 이후 처음이다. 5년물은 지난해말 정확히 5%였다. 1년도 안돼 금리가 무려 1%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3년물은 5.93%에 달한다. 지난해말 3년물 금리는 4.92%에 불과했다. AA- 무보증 3년짜리 회사채 금리는 6.59%에 달한다. 지난해말에는 5.29%로 1.3%포인트나 올랐다.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도 5.55%다. CD금리는 지난해말 4.86%였다.



금리 상승은 분명히 주식시장의 악재다. 국내 경기의 회복과정이라고 해석이 가능하지만 자체만으로 부담이 바로 '금리 상승'이다. 게다가 갑작스러운 금리 급등은 자금시장에 이상이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을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의 상대적인 매력이 감소한다. 특히 최근 조정을 받았다고 하지만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주가수익배율(PER)이 높아졌다. 주식의 요구수익률(PER의 역수)은 7%초반까지 하락한 상태고 주식의 초과수익률(일드갭:Yield gap)의 경우 2%대로 추정된다.



리스크를 감수해도 예금 정도의 수익률밖에 올리지 못한다면 굳이 주식투자를 할 이유가 없어진다. 금리상승이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는 가장 큰 이유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국내 채권을 마구 사들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금리상승은 기업이익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국고채보다 회사채 금리 상승 속도가 가파른 것이 부담이다. 그만큼 기업에 더 많은 이자부담이 생기는 것이다. 최근 회사들이 높은 이자를 주고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씨티그룹이 아부다비투자청에게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수익률이 11%대라는 것도 상기해볼만한 일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자금을 직접금융시장에서 조달하지 않고 은행 대출 등 간접시장에 의지하고 있는 만큼 CD금리의 상승은 불안하다. CD금리가 오르면 이와 연동된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물론 주택담보대출금리도 오르게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6.93%로 2001년 10월이후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6.55%로 2003년 3월이후 가장 높다.


기업은 이익의 상당부분을 이자로 내야 하고 샐러리맨은 월급의 상당부분을 집살 때 산 대출 이자로 쏟아부어야 한다. 자연히 경기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신성호 동부증권 상무는 "주식시장을 보기 전에 금리를 봐야한다"며 "금리 상승은 주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금리가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주식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상승은 심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의 뛰는 속도는 결국 최근 주식시장의 급등락과 연결될 수 있다. 전날 오후들어 주식시장이 하락반전하면서 낙폭을 키운 것도 금리영향이 컸다.

그러나 금리 상승 배경이 일시적인 수급 문제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 상무는 "아직 주식시장이 견딜만한 수준"이라며 "다만 회사채금리가 7%가 넘으면 주식시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 급등이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자금의 수급불안이 기저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전반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은행주가 저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을 설명해주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으로 미국의 모기지 부실 등으로 글로벌 경기의 후퇴 가능성이 국내 금리의 추가적인 급등세를 억제할 것"이라며 "6%대의 금리가 고착화되지 않은 이상 주식시장의 상승세 역시 본질적으로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증시가 이틀째 급등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1만3000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200일 이동평균선도 넘어섰다. 급등을 이끈 것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다. 뉴욕증시가 120일선을 넘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뉴욕과 반대상황인 국내 금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