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이틀간 546p↑ "5년래 최대"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11.2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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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금리인하 기대 확산… 금융주 선두, 기술주 약진

금리인하 기대감을 부추기는 '호재'들이 겹치면서 뉴욕 증시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날에 이어 금융주들이 강세를 보인데다 추가금리 인하 시사발언, 베이지북 발표, 유가하락 등이 매수세를 촉발시켰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331.01포인트(2.55%) 상승한 1만3289.45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40.79포인트(2.86%) 오른 1469.02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82.11포인트(3.18%) 뛴 2662.91로 장을 마쳐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전날 215포인트 상승을 합하면 이틀간 다우지수는 54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이틀 연속 상승폭으로는 지난 2002년 10월이후 5년만에 최대치이다.

전날 씨티그룹의 자금조달로 촉발된 금융주 강세가 지속된데다 도널드 콘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부의장의 추가금리인하 시사발언이 기름을 끼얹었다.



여기에 장 후반 발표된 베이지북에서도 경기둔화 상황이 강조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을 한층 부풀렸다. 원유 재고 우려 감소로 90달러선으로 물러선 유가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약화시키면서 금리인하 여건을 조성해줄 것으로 전망돼 투자심리
호전에 일조했다.

내구재 주문, 기존주택매매 등 지표가 예상을 하회한 것도 금리인하 기대감을 부채질하는 '호재'로 해석됐다.

배링턴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알렉산더 파리스는 "시장의 모든 지표들이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주택매매나 내구재 주문이 예상보다 감소한 것과 같은 소식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 웰스파고 프레디 맥 등 일제 급등

골드만삭스, 리먼 브러더스, 모간스탠리 등 주요 금융회사 주가가 대부분 5% 이상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날 아부다비 투자청으로부터 75억달러를 조달한 씨티그룹은 이날도 6.5%, 오르며 금융주 상승세를 주도했다. 씨티은행이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합병 제의를 거절했다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가 주가급등을 가속화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가 역시 4.56% 급등했다.

여기에 이날은 미국 2위 소매은행 웰스 파고가 가세했다. 웰스파고는 주택경기둔화에 따른 대출자산 부실에 대비, 14억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쌓기로 했다고 발표, 3% 급등하며 금융주 상승세 촉매제가 됐다.

우선주 발행을 통해 6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한편 분기 배당금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프레디맥은 14.3% 약진했다. 프래디맥의 상승폭은 19년전 상장이래 최대폭이다.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도 5.9% 급등했다.



아마존 닷컴과 이베이 역시 각각 3.8%, 5.5% 뛰어오르며 나스닥 지수를 3% 이상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날 리서치회사 샌포드 C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제프리 린제이는 "연말 휴가시즌 매출둔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쇼핑의 활성화로 두 회사 모두 4분기에 수익예상치를 초과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상장한 VM웨어가 13% 뛰어오른 것을 비롯, 액티비전 4.8%, THQ 5.4% 등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초강세를 보였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4%, 모간스탠리 하이테크 35지수가 3.5% 상승하는 등 기술주 전반에 걸쳐 상승세가 확대됐다.



◇ 유가하락도 증시 상승 기여..달러 엔 약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이 예상되고 있는데다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폭이 예상보다 작은 것으로 발표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장중 줄곧 하락세를 유지한 끝에 전날에 비해 배럴당 3.8달러(4%) 하락한 90.62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14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WTI는 전날에도 3.28달러(3.4%) 떨어진 94.42달러로 마감하는등 사흘 연속 급락세를 보이고있다. 국제유가는 지난 23일 배럴당 98.18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미 에너지부는 지난주말(23일) 기준 원유재고가 40만배럴 줄어든 3억132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원유재고가 50만배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뉴욕 증시가 급등하면서 달러화와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오후3시 10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1.4855달러로 전날 오후의 1.4824달러에 비해 0.31센트 상승(달러가치 하락)했다. 이는 도널드 콘 미 연준 부의장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엔화는 뉴욕 증시 급등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딩' 여건 조성으로 달러대비 하락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110.05엔으로 전날의 108.88엔 대비 1.17엔 오르는 엔약세 현상을 보이고 있다.

◇ 모든 뉴스는 '금리인하'로 귀결?



콘 부의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대외관계 위원회에 참석 "최근 신용경색으로 기업과 소비자들에 대한 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며 "경기 둔화 위험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는 추가 금리인하를 옹호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그의 발언은 전날 금리인하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와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준 총재의 연설과 상반되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 역시 금리인하에 우호적인 내용으로 해석됐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는 28일 경기둔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내년에도 주택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12개 연방은행 관할지역 가운데 7개 지역이 '성장 둔화'를 보고했으며 나머지 지역은 '완만(moderate)'내지는 '혼조(mixed)'상태라고 판단했다.

내구재주문과 기존주택매매는 예상보다 저조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켜 '악재'로 해석될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이역시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측면이 부각됐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10월 기존주택매매건수는 전월대비 1.2% 감소한 497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9년 이후 최저치이며 월가 예상치 500만건을 밑도는 것이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0.7% 감소했다.
반면 주택재고는 445만채로 전월보다 1.9% 늘었다.

같은 기간 내구재 주문도 월가 예상치에 못 미쳤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내구재주문은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0.1%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었다. 다만 전월의 -1.4%에 비하면 감소폭은 크게 둔화됐다. 이로써 내구재주문은 3개월 연속 줄어, 최근 3년새 최장기간 감소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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