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실트론 매각자금 어디에?

더벨 박준식 기자 2007.11.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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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사업 자금, 반도체 투자 차입 등 그룹 전체 숨통 트일 듯

이 기사는 11월28일(17:0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미디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동부그룹이 매각을 추진하던 실트론 지분이 팔리면서 가장 숨통이 트일 곳은 우선 동부제강이다. 동부제강은 실트론 지분의 32.08%를 보유, 유동성 확보에 있어 유리한 위치에 있다.



동부제강은 지난해부터 제철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2009년 6월까지 6200억원을 투입, 충청남도 아산만에 전기로 2기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적극적인 계획과 달리 자금조달에는 어려움을 겪어 왔다. 동부그룹 전체의 유동성 문제에 대한 금융시장의 불신이 원인이었다.

특히 동부제강은 자산규모와 연간 매출액이 2조원대에 달하지만 대규모 채권을 소화시킬 능력이 없어 회당 발행액을 100~200억원에 한정해 왔다. 올초 2월부터 7번에 걸쳐 발행한 회사채 총 규모가 고작 1350억원이었다. 가장 최근인 14일 발행한 100억원 규모, 7.22% 금리의 원화채권도 시설투자가 아닌 원재료 대금결제용도였을 만큼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동부제강은 이 같은 상황에서 1년 가까이 지연된 실트론 지분 매각이 성공하자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현재 매각금액이 7000억원대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보유지분을 고려할 경우 단기적으로 45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이 확보될 것으로 추산된다.

6월말 현재 동부제강의 은행차입은 총 4238억2100만원으로 이중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단기차입+유동성 단기차입)은 2643억1000만원이다. 실트론 지분 매각만으로 총차입의 62%에 달하는 단기차입금 모두를 해결할 수 있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동부제강과 함께 동부하이텍의 유동성 문제도 일부나마 해결될 전망이다. 동부하이텍은 올초 동부한농화학과 동부일렉트로닉스가 합병해 만들어진 계열사. 합병 당시 동부일렉스로닉스가 보유한 2조원 이상의 채권을 떠안았기 때문에 신생회사의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으로 떨어졌다.


동부하이텍이 내년 중 해결해야 하는 시급한 단기부채는 현재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우선 내년 상반기에 도래하는 신디케이트론이 2500억원이고, 만기를 연장키 어려운 사채가 15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동부하이텍은 실트론 지분이 미미(0.9%)해 당장 매각대금을 활용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동부하이텍의 유동성 문제가 심각한 만큼 실트론 지분매각으로 실탄을 확보한 동부건설과 동부화재 등 계열사들이 동부하이텍의 증자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은행 등 신디케이트론 대주단이 만기연장에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일부분이라도 상환해야 할 처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밖에 금융계열사 중 동부증권의 유상증자도 매각대금의 활용처로 거론된다. 동부증권은 자본시장통합법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시가총액의 67%에 달하는 1800억원 규모, 총 2410만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그룹 내에서는 동부화재, 동부제강 등이 동부증권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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