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28일(17:0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미디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동부그룹이 매각을 추진하던 실트론 지분이 팔리면서 가장 숨통이 트일 곳은 우선 동부제강이다. 동부제강은 실트론 지분의 32.08%를 보유, 유동성 확보에 있어 유리한 위치에 있다.
특히 동부제강은 자산규모와 연간 매출액이 2조원대에 달하지만 대규모 채권을 소화시킬 능력이 없어 회당 발행액을 100~200억원에 한정해 왔다. 올초 2월부터 7번에 걸쳐 발행한 회사채 총 규모가 고작 1350억원이었다. 가장 최근인 14일 발행한 100억원 규모, 7.22% 금리의 원화채권도 시설투자가 아닌 원재료 대금결제용도였을 만큼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6월말 현재 동부제강의 은행차입은 총 4238억2100만원으로 이중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단기차입+유동성 단기차입)은 2643억1000만원이다. 실트론 지분 매각만으로 총차입의 62%에 달하는 단기차입금 모두를 해결할 수 있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동부제강과 함께 동부하이텍의 유동성 문제도 일부나마 해결될 전망이다. 동부하이텍은 올초 동부한농화학과 동부일렉트로닉스가 합병해 만들어진 계열사. 합병 당시 동부일렉스로닉스가 보유한 2조원 이상의 채권을 떠안았기 때문에 신생회사의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으로 떨어졌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동부하이텍이 내년 중 해결해야 하는 시급한 단기부채는 현재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우선 내년 상반기에 도래하는 신디케이트론이 2500억원이고, 만기를 연장키 어려운 사채가 15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동부하이텍은 실트론 지분이 미미(0.9%)해 당장 매각대금을 활용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동부하이텍의 유동성 문제가 심각한 만큼 실트론 지분매각으로 실탄을 확보한 동부건설과 동부화재 등 계열사들이 동부하이텍의 증자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은행 등 신디케이트론 대주단이 만기연장에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일부분이라도 상환해야 할 처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밖에 금융계열사 중 동부증권의 유상증자도 매각대금의 활용처로 거론된다. 동부증권은 자본시장통합법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시가총액의 67%에 달하는 1800억원 규모, 총 2410만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그룹 내에서는 동부화재, 동부제강 등이 동부증권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