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도미니카 인병택 대사는 여수 세계엑스포 유치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 지지 호소를 위해 아이티행 비행기에 올랐다가 기상악화와 비행기 고장으로 하마터면 세상과 작별할 뻔 했던 것. 인 대사는 엑스포 유치를 위해 5개 겸임국을 다섯 번씩 총 25회나 방문했다.
이처럼 외교부 재외공관들은 실제 투표를 하는 회원국 대표를 파악, 맨투맨으로 관리하는 전략을 짜고 실행에 옮겼다. 대표가 파리로 날아가면 공관 직원들이 따라붙었다. 이런 전방위 노력 덕분에 유럽 외교부의 한 관계자로부터 “내 동료들보다 한국 대사관 직원이 나를 더 잘 안다”는 말까지 들을 수 있었다. 그만큼 밀착외교를 펼쳤다는 얘기다.
이렇듯 물밑 노력을 치열하게 전개한 덕분에 ‘한국이 모든 국제행사를 유치하려고 하느냐’는 국제사회 일부의 반감이 크게 누그러뜨려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한 관계자는 “장관께서 UN이나 아프리카 등등 주요 계기 때마다 지지를 호소하셨는데 세어보니 100여개국”이라며 “이런 정부의 노력과 지자체, 민간의 힘이 합쳐져 좋은 성과를 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사실 정부로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무산된 터여서 이번 엑스포 유치에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를 극복시킨 것이 ‘민관 합동의 총체적 노력’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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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 외교부 지역통상국장은 “대통령과 총리의 일사분란한 지휘 아래 회원국들에게 필요사항을 맞춰주는 ‘맞춤형 교섭전략’을 펼쳐 왔다”며 “현대기아차 등 민간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네트워크도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또 “정부와 지자체간 협력, 정부와 유치위원회간 협력도 어느 때보다 잘 이뤄졌다”면서 “이번 엑스포 유치는 이런 여러 구성 요소들간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가 이뤄낸 총체적 외교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대내 총괄지휘를 맡은 국무총리실의 한 관계자도 “그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기쁘다”며 “이번 엑스포 유치가 선진국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