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는 목숨 건 밀착외교의 성과"

최석환 최중혁 기자 2007.11.2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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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현대차 등 글로벌 플레이어 네트워크도 큰 힘"

"목숨을 걸었다"

주 도미니카 인병택 대사는 여수 세계엑스포 유치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 지지 호소를 위해 아이티행 비행기에 올랐다가 기상악화와 비행기 고장으로 하마터면 세상과 작별할 뻔 했던 것. 인 대사는 엑스포 유치를 위해 5개 겸임국을 다섯 번씩 총 25회나 방문했다.

이처럼 외교부 재외공관들은 실제 투표를 하는 회원국 대표를 파악, 맨투맨으로 관리하는 전략을 짜고 실행에 옮겼다. 대표가 파리로 날아가면 공관 직원들이 따라붙었다. 이런 전방위 노력 덕분에 유럽 외교부의 한 관계자로부터 “내 동료들보다 한국 대사관 직원이 나를 더 잘 안다”는 말까지 들을 수 있었다. 그만큼 밀착외교를 펼쳤다는 얘기다.



유치 노력은 외교부 재외공관만의 몫은 아니었다. 국내에서도 회원국 주요 인사가 우리나라를 경유한다는 첩보가 입수되면 직원들이 곧바로 공항으로 달려갔다.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는 몇 시간 동안 따로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노력이 가상해서인지 몇몇 국가는 모로코에서 한국으로 지지국을 바꿨다. 물론 ‘우리끼리만 아는’ 대외비를 전제로.

이렇듯 물밑 노력을 치열하게 전개한 덕분에 ‘한국이 모든 국제행사를 유치하려고 하느냐’는 국제사회 일부의 반감이 크게 누그러뜨려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모로코는 같은 대륙인 아프리카 국가들이 당연히 자국을 지지해 줄 것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다가 낭패를 당했다.

외교부 한 관계자는 “장관께서 UN이나 아프리카 등등 주요 계기 때마다 지지를 호소하셨는데 세어보니 100여개국”이라며 “이런 정부의 노력과 지자체, 민간의 힘이 합쳐져 좋은 성과를 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사실 정부로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무산된 터여서 이번 엑스포 유치에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를 극복시킨 것이 ‘민관 합동의 총체적 노력’이라는 설명이다.


최종현 외교부 지역통상국장은 “대통령과 총리의 일사분란한 지휘 아래 회원국들에게 필요사항을 맞춰주는 ‘맞춤형 교섭전략’을 펼쳐 왔다”며 “현대기아차 등 민간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네트워크도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또 “정부와 지자체간 협력, 정부와 유치위원회간 협력도 어느 때보다 잘 이뤄졌다”면서 “이번 엑스포 유치는 이런 여러 구성 요소들간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가 이뤄낸 총체적 외교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대내 총괄지휘를 맡은 국무총리실의 한 관계자도 “그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기쁘다”며 “이번 엑스포 유치가 선진국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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