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계획 지연 여파 협력사로 확산

오동희 기자, 김진형 기자 2007.11.26 08:00
글자크기

현대차-LG 내년 계획 순조…삼성은 특검으로 지연

국내 주요 그룹들이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거나 사실상 완료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삼성은 특검에 발목이 잡혀 신년 '살림' 준비를 거의 하지 못하고 있어, 협력사 등으로도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 (250,500원 ▲4,500 +1.83%)LG (84,700원 ▲100 +0.12%)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환율이나 유가 등 대외변수에 초점을 맞춰 이달부터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 그룹은 특검 문제 등으로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LG 관계자는 "전체 37개 계열사 사장들이 구본무 회장에게 내년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소위 CM(컨센서스 미팅)을 상당부분 진행했다"며 "이달말이나 내달초까지면 전체 계열사의 사업계획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유가나 환율 등 대외변수 때문에 다소 늦춰지고 있지만, 삼성과 같은 다른 변수가 없어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는 큰 차질이 없다고 말했다. LG의 경우 현재 80% 가량의 계열사가 이같은 CM을 마무리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도 "당초 내년사업계획을 11월에 마감할 예정이었는데 환율 및 유가 불안으로 조금 늦어지고 있다"면서도 "12월 초에는 확정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현대차는 유가 및 환율 문제 외엔 발목을 잡을 일이 없어서 무난하게 확정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비해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특검까지 합치면 거의 4개월 동안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특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하게 정해지면서 사실상 모든 계열사들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영진들이 대부분 수사를 받게 될텐데 경영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특히 삼성의 경영계획 수립에 따라 내년 살림살이를 준비하는 협력사들도 신년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돼, 삼성 경영차질의 문제가 협력사로까지 확대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 협력사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신년 계획이 수립되면 협력사들도 이같은 계획에 맞춰 내년 '살림'을 준비하는 데 올해는 삼성이 특검 등에 발목이 잡혀 상당기간 경영계획수립이 늦춰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의 경영계획 수립이 늦춰지는 것은 삼성 뿐만 아니라 수천개의 협력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경영차질 외에 그동안 힘들게 끌어올린 삼성의 글로벌 브랜드와 국가신인도의 동반하락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논란이 길어지면서 해외에서는 삼성에 대한 부정적 보도가 잇따르고 있고, 삼성의 경쟁 기업들이 삼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은근히 확산시키고 있어 기업 이미지 추락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특검 장기화 등으로 국내총생산(GDP)의 6분의 1, 국내 총수출의 20%를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의 경영차질이 현실화되면서 그 여파가 국내 경제 전체에 퍼질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