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여파, 삼성 영업에 적색 경보

오동희 기자, 김진형 기자 2007.11.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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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바이어들 협상서 특검 등 거론…가격협상 유리한 고지 선점

삼성 특검 도입 등 논란이 계속되면서 삼성의 대외 신인도 하락, 경영 차질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실제 영업에 대한 악영향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삼성에서 제품 및 부품을 조달하는 바이어들이 최근 삼성 특검 등의 문제를 거론하며 가격 협상에서 삼성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글로벌 기업 바이어들이 내년에 사용할 부품 조달을 위해 이달부터 국내에 본격 방한해 협상을 시작했다. 기업들은 내년에 공급받을 제품의 가격을 11월경 협상해 이를 기준으로 한해의 조달물량을 사전에 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최근 사태로 인해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로 몰려 내년 영업에 적색경보가 켜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수십개 국의 바이어들이 내년 물량 수주 협상을 위해 이달부터 국내에 들어와 있는데 협상 테이블에서 현재 특검 문제 등을 거론하며 납품이 제대로 될 수 있는 지를 물어오고 있다"며 "이는 내년 물량의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에서 반도체를 구매하는 A사나 B사 등 대형 바이어들이 현재 분위기로 봤을 때 제대로 납품이 되겠느냐"며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내년 납품 물량의 가격을 올려달라는 말은 꺼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게 현실이라고 그는 말했다.

현재 D램이나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의 경우 가뜩이나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연초대비 11월 현재 80% 가량 하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검문제 등으로 내년 물량에 대해 가격 인상요구는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LCD 분야의 경우 공급부족 상황이어서 바이어들이 삼성 문제를 거론하며 가격인하를 요구하를 하는 분위기는 아직까지 없지만, 최근 상황으로 인해 공격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기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이 납품가격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되면 그 여파가 삼성의 협력 중소기업에도 파급된다는 점에서 삼성 사태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반도체의 경우 원가 이하 수준으로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가격을 올리지 못할 경우 협력 재료 및 부품업체들의 경우에도 그 여파에 시달릴 전망이다.



LCD의 경우도 지난해 가격 하락에 따라 어려움을 겪었으나, 올해와 내년 시황이 좋아 지난해 손실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이었으나, 이번 사태로 가격 인상에 대한 기대가 꺾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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