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모로코 막판 뒷심 '초긴장'

파리(프랑스)=이진우 기자 2007.11.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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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D-1]신규 회원국 다시 급증 '판세 흔들'...'표심 사수'

"(골프에서) 드라이버나 퍼팅이나 똑같이 한 타 아닙니까?".

2012년 세계 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파리 현지에서 만난 한 여수 엑스포 유치위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는 IOC 위원들이 개인자격으로 투표를 하는 올림픽과는 달리 사실상 각 나라가 1표씩을 결정짓는다. 각각의 대표단이 본국의 훈령을 받아 똑같이 1표씩을 행사하기 때문에 강대국이든 약소국이든 모든 나라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 파리 현지에서는 BIE 총회를 앞두고 신규 회원국의 숫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여수 유치위 관계자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모로코가 자국에 우호적인 나라를 잇따라 새로 가입시키면서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모로코의 막판 기세가 무섭다"며 "1~2차 투표과정에서의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비상대책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BIE 회원국 150개까지 늘어난다?= 이 날 현재 BIE 회원국 수는 140개로 다시 늘었다. 지난 23일 138개국에서 도미니카공화국 등이 새로 가세했다. 대륙별로는 유럽 36개국, 아프리카 32개국,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30개국, 미주 31개국, 중동 12개국 등이다.



현지에서는 총회 당일인 26일(현지시간) 정오까지 무려 150개 국가로 늘어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 신규 회원국 중에는 모로코의 우군(?)이 많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파리 현지 유치단도 초비상에 걸렸다. 그동안 조심스럽게 판세를 낙관했던 한 유치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승리를 전혀 장담할 수 없다"며 "막판에 늘어난 신규 회원국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에 따라 현지에서 외교 관계자 및 재계 인사들과 연이어 대책회의를 갖고 국가별 표심을 분석하고, 새로운 우군 확보를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곳에 나와 있는 재계 관계자들은 각 기업별로 회원국을 나눠 표의 향방을 재차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경쟁국간 신경전도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특히 폴란드는 BIE 회원국 수의 급증의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라= 모로코가 막판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면서 여수 유치위도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우리 정부와 유치위에 따르면 BIE 총회에서는 통상 1차 투표에서 여수를 지지한 나라가 2차 투표에서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을 15% 안팎으로 보고 있다. 또 대외적으로는 우리를 지지하기로 하고 실제 투표에서는 다른 나라를 찍는 경우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치위는 이에 따라 '2차 투표'에 초점을 맞춰 우군이 다른 나라 지지로 돌아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놓고 '이탈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치위 관계자는 "어차피 2차 투표까지 갈 가능성이 높고, 여기서도 이기든 지든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며 "투표권을 가진 BIE 대표들을 상대로한 밀착 유치활동을 막판까지 펼쳐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10년 여수 세계엑스포와 지난 6월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의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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