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채권 産銀이 동부실트론 지분인수?

더벨 김민열 기자, 현상경 기자 2007.11.2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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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고문 진대제+주채권은행.."정보 독점 문제..이해 상충 소지"

이 기사는 11월22일(15:4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미디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실트론 지분 매각에 진대제2호펀드(스카이레이크2호)와 산업은행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자 매수-매입자간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 으로 공정한 딜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사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딜에서 매각자 측의 고급정보를 그대로 갖고 있는 고문이나 주채권은행이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

스카이레이크-산은 컨소시엄 대표인 진대제 펀드의 경우 진대제 전 장관이 동부그룹의 핵심계열사인 동부하이텍의 고문으로 있다. 동부하이텍은 매각대상 기업인 실트론 지분을 0.9% 보유중이며, 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로닉스의 합병법인으로 동부건설(17.02%)이 최대주주로, 동부제강(16.66%)이 2대주주로 있는 핵심계열사다.



동부하이텍은 진 전장관을 지난 5월 반도체 부문 경영고문으로 영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문이란 사람이 비싸게 회사를 팔아주지는 못할 망정 바이어 (Buyer)쪽에 서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그간 고문으로 활동하며 얻은 각종 내부정보를 활용하게 될 경우 매각작업이 불공정하다는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컨소시엄에 합류한 산업은행 PE도 비슷한 오해(?)를 받고 있다. 당초 매각자문을 하려던 산업은행이 산은 PE로 넘긴 것도 컴플릭트를 우려해서다. 동부그룹에 상당한 자금을 투여한 주채권 은행인 만큼 동부 계열사에 대해 보유한 정보는 다른 곳과 비교가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 딜이 다른 매입 희망자들은 실사작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이 이 같은 우려를 더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동부그룹 내부사정을 알고 자금지원까지 하다보니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이나 '입김'도 막대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스카이레이크와 동부간 언더스탠딩이 있는 딜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해상충 문제 논란거리...진대제 펀드 및 산은 "할 말 없다"

이에 대해 양측은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진대제 펀드측은 "위와 관련한 어떤 멘트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산은 측은 "이미 법적으로 컨플릭트 체크를 해 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동부 보유지분을 사지만 실트론은 엄연히 LG가 주인인 회사며 우리가 참여하는 비율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인텔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라는 스카이레이크의 마케팅 전략에 산은이 속은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고 있다.

통상 내부정보를 이용해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의미하는 '이해관계 충돌' 문제는 지난 97년 진로의 내부사정에 밝던 골드만삭스가 캠코를 통해 진로 채권을 매집하면서 논란이 됐다. 98년에는 사보이호텔의 신성무역 인수합병과 관련해 신성쪽에 자문을 제공한 적이 있는 법무법인 세종의 변호사가 과태료를 부과 당하기도 했다. 이후 이의 신청을 거쳐 과태료 징계 결정이 견책으로 바뀌었지만 인수합병 업계에서 가장 골머리를 앓는 사안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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