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실트론 지분인수,진대제-産銀 맞손

더벨 김민열 기자, 현상경 기자 2007.11.2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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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형평성 문제 제기..보고펀드-KTB네트워크도 컨소시엄 구성

이 기사는 11월22일(15:4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미디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4개월 이상 미뤄진 동부그룹의 실트론 지분 매각작업이 본격화됐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스카이레이크2호 펀드(1060억원)와 산업은행PE가 컨소시엄을 맺어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했으며 국내 사모투자펀드(PEF)가운데 보고펀드와 KTB네트워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세했다.

당초 인수후보군으로 분류됐던 삼성전자 등 전략적투자자(SI)는 경영권 인수가 어렵다는 이유로 입찰에 불참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레이크-산은 컨소시엄과 보고펀드-KTB네트워크컨소시엄, 대만 CDIB 컨소시엄 등 총 3곳이 동부실트론 지분 인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장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밝히는 곳은 스카이레이크-산업은행PE 컨소시엄. 실트론 지분 매각만을 위해 설립된 프로젝트펀드인 스카이레이크가 산은 PEF와 손을 잡은 것을 놓고 업계 안팎에서는 '이해관계 충돌'(Conflict of Interest)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동부그룹 고문과 주채권 은행이 짝을 이룬 '특수관계인'이라는 것이다.

최대주주 LG측 현장실사 및 주주간 계약서 연장거부로 정보 형평성 문제


실트론 대주주인 LG측이 인수후보들에 대한 현장실사(Due Diligence)을 허용하지 않는데다 동부측과 맺은 주주간 계약서도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내부정보에 대한 접근이 힘든 상황에서 동부의 고문으로 있는 진 전 장관의 펀드와 동부 주채권 은행인 산은 컨소시엄은 위협적인 존재일 수 밖에 없다.

증권업계에서는 웨이퍼 시장의 성장세와 실트론의 순이익 규모(2000억원대) 등을 감안해 매각대상 지분가치가 5000~8000억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LG가 보유한 실트론 지분 51%의 가치를 1조원 안팎으로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정보차단 등으로 낮은 가격을 쓸 수 밖에 없어 실제 매각가는 이보다 더 낮아질 전망이다. 경영권 확보 문제도 고민거리다. 어쨌거나 실트론 지분매각 작업은 최대주주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전통적인 바이아웃(Buy out)딜 성격은 띠지 못한다. 지분을 샀더라도 일정정도 이상으로 회사경영에 대해 큰 간섭은 어렵다는 것. 달리 얘기하면 투자 후 차익을 거둘 방안이 그리 마땅하지 않다는 얘기다. 이밖에 실트론에 대해 중소기업 나라테크가 낸 5600억원대 소송도 아직 해결되지 않는 등 인수후 위험요소도 잔존해 있다.

이 같은 요인에도 불구하고 국내 재무적 투자자들은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다. 진대제2호는 처음부터 실트론 지분 인수만을 목표로 삼아 10개의 국내 연기금, 공제회 등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했다. 여타 FI들도 실트론 지분매각 준비를 수개월전부터 진행해 왔다. 업계의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수익 확보 방안도 그리 어렵지 않다"며 "향후 상장가능성도 있고, 회사가 워낙 탄탄해 배당으로 수익을 올릴 수도 있으며 추후에 지분가 치가 더 오를 때 해외 사모펀드에 파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M&A업계는 그러나 실사조차 진행되지 못한 딜에 대해 FI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을 우려한다. 이로 인해 이번 매각작업 일정도 다른 요인보다 순수히 참가자들간 '가격 싸움'으로 결정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6위 웨이퍼 제조업체인 실트론은 LG가 최대주주로 51%(341만8141주)를 보유하고 있고 동부 그룹이 나머지 49%지분(동부제강 31.1%, 동부건설 5.9%, 동부화재 4.9%, 동부생명 2.7%, 동부정밀화학 2.0%, 동부하이텍 0.9%, 김준기 회장 외 2인 0.5%)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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