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전' 정동영·문국현, 단일화 가능성 타진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7.11.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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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사과요구에 鄭 즉석에서 "국민께 사과"

'탐색전' 정동영·문국현, 단일화 가능성 타진


"사과부터 하시죠"(문국현 후보).
"사과드립니다"(정동영 후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21일 처음 한 자리에 마주앉았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조계종 등이 공동주최한 불교계 대선후보 초청토론회에서다.

이날 토론자 좌석은 총 4개. 그러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각각 진행방식에 대한 불만과 일정상 이유로 불참했다. 이 때문에 토론회는 정동영·문국현 두 후보의 TV토론 탐색전이 됐다.



화두는 두 사람의 후보 단일화. 정동영 후보는 "간절히 만나고 싶었다"며 문 후보와 단일화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반

면 문 후보는 "과거로 돌아가서도, 현재에 머물러서도 안되며 두 세력이 다 물러나야한다"며 정 후보와 거리두기를 계속했다.



하지만 문 후보의 실정 사과 요구에 정 후보가 즉각 고개를 숙였고 문 후보도 비록 조건은 달았지만 "문은 개방해놨다"고 말하는 등 양측의 거리 좁히기가 속도를 내는 양상도 보였다.

◇단일화 가능성 열고= 문 후보는 '단일화, 정말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정말 국민을 위한다면 (참여정부의) 실정을 설명하고 정 후보가 석고대죄하고 정권연장에 대한 야망을 버려야 한다"며 "그러면 길이 보인다"고 말했다.

'정 후보가 용서를 구하면 그 뒤에는 단일화 할 수 있다는 말이냐'고 사회자가 재차 묻자 "그 때는 새 시대를 원하는 모든 세력에게 대선 전이든 후든 개방해놨다고 천명했다"고 답했다. 정 후보와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셈.


이에 정 후보는 "많은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고통을 느끼고 있는 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송구스럽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저희가 민생 경제의 양극화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데 대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비슷한 생각 확인하고= 이후에도 두 후보는 올해 대선의 시대정신과 이명박 후보의 의혹에 대한 입장 등 여러 분야에서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문 후보는 "전체 근로자의 93%가 일하는 중소기업의 일자리를 중심으로, 부패가 없고 교육에 중점을 두는 정부의 탄생이 이 시대의 정신이다"고 말했고 정 후보는 "중소기업 중심경제라는 문 후보의 주장에 200% 공감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정 후보는 이명박 후보를 겨냥, "아무리 찍을 사람이 없다고 그런 분이 대통령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으며 문 후보도 "그렇게까지 얼룩진 사람을 5년간 나라의 지도자로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한나라당과 범여권을 동시에 겨냥해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의 참신성을 강조하고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가 묻어났다.



정 후보는 이에 반해 "공교롭게 꼭 10년전 오늘 대한민국 정부는 IMF(국제통화기금)에 긴급 구제자금을 보내달라고 무릎을 꿇었다"고 한나라당에 화살을 돌렸다.

이어 "이제 청산해야 할 것은 부패, 과거 정신이고 새롭게 세워야 할 것은 평화와 투명사회, 서민경제, 미래로 가는 꿈이다"며 "이를 위해 문 후보와 무엇이 공통점이고 무엇이 다른지를 토론하고, 그 바탕 위에서 협력하는 게 저의 꿈"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엔 조계종 승려와 신도, 취재진 등 3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으며 두 사람은 토론 시작 전후로 짧은 귀엣말을 나누는 등 친근한 모습도 연출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오른쪽) 후보와 문국현 후보<br>
양 옆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br>
자리가 비어있다.▲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오른쪽) 후보와 문국현 후보
양 옆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자리가 비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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