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매수세, 프로그램 눈치까지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7.11.2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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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시간 갖고 '바닥 다지기' 지켜봐야

미국증시 반등으로 간신히 살아날 듯한 분위기에 이번에는 프로그램 매도차익 거래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수세가 힘이 없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도 압박이 내일정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지수도 약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21일 오전 11시4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1845.36으로 전일대비 1.44%(26.88p) 하락하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새벽 미국 다우지수가 0.40% 오르며 13000을 회복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원인은 프로그램 매도에 있다. '눈치보기' 장세로 현물주식 거래량이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도차익거래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프로그램 매도차익 거래는 현물을 파는 효과가 있어 거래량이 미미한 상황에서 매도차익거래가 급증하면 지수 하락에 결정타가 된다.

◇당분간 매도차익거래 영향권 놓일듯



상대적으로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적은 코스닥지수는 오늘 반등에 성공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지수 반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눈치보기'가 끝나고 기관들이 적극 매수에 나서 프로그램 매매 영향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형도 연구원은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가 어제보다 오늘 크게 낮아지며 매도 차익거래가 급증해 현물매도도 크게 늘고 있다"며 "특히 오늘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오전에만 프로그램 매도차익 거래가 5000억원이상 쏟아진 게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당분간 프로그램 매도차익거래가 지수 반등을 막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베이시스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 매도차익 거래가 내일도 한차례 더 나올 수 있다"며 "당분간 지수가 매도차익 거래의 영향권에 놓이며 지수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 가능성이 있지만 중기 전망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바닥 다진 뒤 기관 매수 나서줘야
이런 상황에서는 좀더 시간을 갖고 지수가 '바닥 다지기' 과정을 거쳐야 본격적인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종금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지수가 본격 반등국면으로 진입하려면 일정기간 바닥 다지기를 거쳐야 한다"며 "이번주 후반까지 하락세가 제한적이거나 완만한 상승국면이 이어지는 모습이 나온 뒤 추가 상승국면으로의 진입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만약 미국증시나 구리 선물 가격이 추가 하락세로 이어지고나 코스피지수가 하루 이틀 반등에 그치고 추가적으로 낙폭이 확대될 경우 의외로 강한 하락세가 나올 수 있다"며 "이번주가 지수 방향성을 타진하는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코스피시장 내부 에너지가 그다지 강하지 않다는 게 걸림돌이다. 주도주도 딱히 눈에띄지 않고 기관들도 소극적인 자세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거래량은 지난 8월 저점 수준까지 떨어지며 기관들이 `관망'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제 오후 투신권이 1500억원 가량 실질 순매수로 돌아서자 지수가 쉽게 60p 넘는 반등을 보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기본적으로 외국인 매도세를 투신권이 충분히 받아줘야 지수가 반등할 수 있다"
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12월 11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한번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주지 않으면 글로벌 증시가 또한차례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FOMC는 이미 수차례 추가 금리인하는 없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힌 바 있어 `난국 타개'는 간단히 해결될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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