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폭로 '헛방이다' vs '그림 나왔다'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11.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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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김경준 부인 이보라씨 기자회견..정치권 반응

한 사람의 얘기를 듣고도 해석이 다르다. 한쪽은 '헛방'이라 하고 다른 쪽은 '한방'은 못돼도 '이미 그림은 그려졌다'고 한다.

21일 김경준씨의 부인 이보라씨가 한 기자회견을 두고 정치권에서 나오는 반응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초조'한 듯 보였던 한나라당은 '안도' 분위기로 돌아섰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이면계약서. 이씨가 이면 계약서 원본 공개를 미룬 것 자체가 '헛방'을 증명한다는 게 한나라당의 설명이다.

새로운 증거물이 제시되지 않은 것도 마음을 놓게 하는 요인이다. 실제 이명박 후보의 Lke뱅크와 BBK 명함 및 회사 브로셔 등은 이미 여러 차례 나왔던 것들로 그간 한나라당은 위조 변조라는 논리로 대응해왔다.



특히 김경준씨 누나인 에리카 김 대신 부인이 기자회견을 한 것에도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는 눈치다. 에리카 김이 등장할 경우 여러 말들이 오갈 수 있는데 이런 가능성이 없어졌다는 이유에서다. 회견의 무게감이 떨어진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한껏 고무됐다. "헛방" "뻥튀기" 등으로 평가하며 여권으로 화살을 돌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여권에서 자꾸만 김경준씨와 우리 이명박 후보를 연계시키려 노력하고 있고 그렇게 해서 김경준 남매, 가족의 입만 쳐다보고 있는 대선으로 몰고가는 코미디, 희극적 상황을 연출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의 입장은 정반대다. "기자회견을 에리카 김이 했느냐 이보라씨가 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의 신빙성"(최재성 원내 대변인)에 무게를 둔다.

한나라당이 이면 계약서 공개 여부에 방점을 찍었다면 신당은 이씨가 이날 주장한 내용에 더 관심을 쏟는 셈이다.



신당의 핵심 당직자는 "한나라당이나 언론에서 별개 없다는 식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주목할 게 몇 개 있다"고 말했다.

신당이 관심을 갖는 것은 이명박 후보의 측근인 이진영씨와 김성우 다스 사장의 증언. "이진영씨는 이명박 후보의 명함 등이 모두 진짜라고 증언하고 있고 김성우씨는 BBK에 투자할 때 김경준씨를 몰랐다는 증언을 했다"는 게 이씨의 주장.

최 대변인은 이와관련 "다스가 김경준씨를 보고 투자한 게 아니라는 얘기는 무엇을 의미하겠냐"고 반문하고 ""김경준 씨나 그 가족의 증언 여부를 떠나 지금까지 밝혀진 근거만으로도 충분히 진실규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산 모양은 나와있다"며 "검찰의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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