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칼럼]천연물신약, '약효의 재발견'

손미원 동아제약연구소 수석연구원 2007.11.2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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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머니투데이 바이오뉴스는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힘쓰고 있는 제약회사 연구소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신약칼럼'을 연재합니다. 매주 수요일 찾아갑니다. 그동안 척박한 환경속에서도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연구원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이후 제약사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연구소의 움직임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신약칼럼]천연물신약, '약효의 재발견'


오랜 세월 동안 우리의 전통의학은 많은 질환을 치유하여 선조들의 건강을 지켜왔다. 전통의약을 통해 사용되어 오며 약효와 안전성이 입증된 소재들을 현대 질환의 치료제로 개발한 것이 천연물 의약품이다. 동양의 전통적 의약지식과 서양의 첨단기술의 창의적인 접목을 통해 천연물 의약품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천연물의약품은 흔히 안전하고 개발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개발비용이 적게 들고 실패의 확률이 적어 국내용으로 개발이 적절하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 연구개발 경험으로 보았을 때 천연물 의약품의 개발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는 달리 그리 녹록하지 않다.



10년에서 12년의 연구기간과 화합물신약 못지않은 전임상 및 임상 연구자료 생성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성공확률도 화합물신약에 비해 높지 않다. 천연물 의약품개발에 있어서 원료의 규격화가 하나의 성분인 화합물 신약보다 어렵다. 약리 및 작용기전 규명 그리고 안전성 자료에 있어서도 화합물의약품 개발보다 어려운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천연물의약품 개발의 관건은 상대적인 부작용면에서 우월성보다는 '약효의 재발견'으로 약효의 과학적 입증이 중요하며, 실제로 미국에서 개발중인 천연물 소재들은 독성이 있는 반면 약효도 뛰어나다. 따라서 천연물 의약품의 차별화는 화합물 신약보다 우월성이 입증될 수 있는 특정 질환, 즉 현재까지 병인이 불투명하거나 복합적 병인으로 단일 치료제로서 치료가 어려운 만성질환, 소화기계질환, 관절염, 암 등에서 찾아야 한다.



그 이외 장기간 약제복용으로 부작용이 문제시 되는 만성질환(우울증, 고혈압 등)과,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한 노인성 만성 질환(암, 심혈관계 질환 등)에서 경쟁력을 찾을 수 있다.

국내 최초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와 더불어 국내 대표적인 성공 신약으로 자리매김한 위염치료제인 스티렌은 동아제약의 첫 천연물신약이다. 전통의약 및 민간처방으로 널리 사용되던 ‘쑥’으로부터 추출한 생약성분을 현대 과학적으로 유효성분과 약리작용 기전을 입증함으로써 탄생한 ‘스티렌’은 출시 6년 만에 매출 600억원대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성공신약으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초 중국 수출계약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우리 천연물 신약의 경쟁력과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제약시장 개방이라는 시장 환경 변화를 맞아 우리나라 제약기업들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제경쟁력의 확보가 최우선 과제이다. 국내 제약업체는 보건복지부, 과기부, 산자부 등 정부의 여러 관계부처의 지원 하에 신약개발을 위한 연계기술(platform technology) 연구, 전문인력 양성, 기초지식 축적, 신약개발 패러다임 개척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거대 다국적 제약업체들과 비교하면 자본규모나 축적정보 등 여러 면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스티렌’의 예에서도 살펴보았듯 ‘천연물 신약’의 개발은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우리나라 제약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성공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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