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라씨 기자회견, 어떤 내용 담았나

LA=김준형 특파원 2007.11.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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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계약서' 서명진위 여부 초점..주가조작 횡령 관련은 빠져

김경준 BBK전대표(41.구속)의 부인 이보라씨가 20일(현지시간) LA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BBK의 실질적 소유주임을 주장했다.

이씨는 이날 이를 증명할만한 자료들을 기자들에게 제시했다. 이날 제시된 자료들은 이명박후보가 BBK와, LKe뱅크 코리아, EBK증권중개 등 옵셔널 벤처스 주가조작과 관련된 회사에 밀접하게 관여했음을 주장하는 내용들이다. 특히 이명박후보와 김경준씨간에 맺어졌다는 이면계약서 사본이 공개됨에 따라 이 문서와 문서에 담긴 이후보의 서명의 진위여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날 회견에서는 '이면계약서'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주가조작 및 횡령' 관련 자금의 이동을 뒷받침할만한 내용등도 포함돼 있지 않아 계좌추적등 향후 검찰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 브로슈어, 명함, 비서 증언 화면, 계약서 4건



이씨와 변호사가 이날 공개한 '물증'은 지금까지 '존재' 자체는 알려졌던 것들이지만 공식적으로 언론에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이 가운데 하나인 'e뱅크 코리아'의 2000년판 브로슈어는 'e뱅크 코리아는 2000년 2월 하나은행과 이명박, 김경준이 합작으로 설립한 국내 최초의 사이버 금융지주회사'라고 소개돼 있다. "e뱅크 코리아의 자매회사인 BBK투자자문은 MAF펀드를 운용, 1999년 10월부터 2000년 9월까지 국내 최고의 수익률인 28.84%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e뱅크 코리아는 자매회사로 e뱅크 증권중개(EBK)를 설립, 고객중심의 사이버 증권거래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브로셔에 등장하는 e뱅크코리아, BBK투자자문, EBK의 주식은 모두 이명박후보 소유의 LKe뱅크로 되돌려졌다"는게 이씨측의 주장. 한글계약서 1건과 영문계약서 3건 등 총 4건의 이면계약서가 이를 입증한다는 것. "이 계약서에는 이명박 후보의 친필사인이 들어있다"며 서명 부분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안국포럼 당시 이명박후보의 개인비서를 지낸 이진영씨가 미 연방검사 앞에서 한 증언 내용도 CD를 통해 공개했다. 이씨의 증언역시 이후보가 회장으로서 실질적인 활동을 했으며 명함 브로슈어 등 이후보의 연관성을 방증하는 자료들이 사실이라는 점을 확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씨측, '주가조작' 혐의 자체 부정...이후보 '범법행위' 핵심 비켜가

이같은 자료들은 이후보가 BBK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다는 정황을 보여준다. 검찰이 이후보의 친필 서명을 보내줄것을 요청한 것도 이같은 자료들이 갖는 정황증거로서의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자료들은 BBK사건의 핵심인 '주가조작 및 횡령'관련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하는데는 부족했다.

김경준씨는 2000년 12월부터 2002년 2월까지 LKE]e, BBK, MAF 등 법인계좌를 이용해 옵셔널벤처스 코리아의 주식 시세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주신당 등은 이후보가 '주가조작 및 횡령'부분에 직접 개입돼 있다는데 공격의 초점을 맞춰왔다. 따라서 이명박후보 등 BBK투자자들과 김경준씨간의 구체적인 자금거래 내역 및 계약관계가 폭로될 경우 이후보가 입지가 좁아질수 밖에 없다.

그러나 김경준씨측은 이같은 핵심적인 내용은 제외하고 이후보와 BBK의 관계규명에 초점을 맞췄으며 '이면계약서'내용역시 공개하지 않았다. 주가조작 및 횡령혐의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안을 공개할 경우 화살이 김씨에게로 곧바로 돌아올 것을 우려한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김씨의 부인 이씨는 기자회견문 서두에서 "남편 김경준씨는 사기혐의로 판결을 받거나 주가조작을 범했다는 판결문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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