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BBK폭로, 헛방이야"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11.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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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김경준씨측에 이면계약서 원본 공개 요구

한나라당은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2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현지에서 진행된 김경준씨의 부인 이보라씨의 기자회견과 관련해서다.

회견 전만 해도 이명박 후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폭발력 있는 내용이 담길 것을 크게 염려하며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였다.



당내 BBK 대응을 총괄하고 있는 클린정치위원회의 고승덕 전략기획팀장은 당초 회견이 예정됐던 이날 새벽부터 여의도 당사 8층에 나와 회견 내용을 체크했다.

일부 당직자들도 일찍부터 당사에 나와 인터넷을 통해 회견을 주시했다.



하지만 이씨가 핵심 자료인 이면계약서 원본 공개를 미루자 "헛방이다" "새로운 건 아무 것도 없다"며 마음을 놓는 모습이다.

이씨는 이날 이 후보의 BBK 실소유를 입증하기 위해 이 후보의 친필 서명이 담긴 이면계약서 원본과 함께 이 후보와 김씨가 EBK증권중개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체결한 3장의 영문 계약서 등 모두 4부의 계약서 존재 사실을 알렸지만 공개하지는 않았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회견 직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한 마디로 코미디다. 그간 여권이 주장하던 것과 같고 새로운 사실은 아무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후보가 BBK를 소유했다는 증거도, 후보가 주가조작 및 횡령에 가담했다는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교묘한 연출로 국민의 눈속임을 하려는 것이 개탄스러울 뿐이다"고 비난했다.

회견 당사자가 김씨 친누나인 에리카 김에서 부인 이씨로 바뀐 데 대해서도 "세상을 바꿀 것 같이 큰소리치던 에리카 김은 숨어버렸다. 위조남매로서 한국으로부터 범죄인 송환을 받을 것을 두려워해서이다"고 비판했다.



나 대변인은 특히 "에리카 김은 미국에서 다른 범죄를 범해 유죄를 인정하고 변호사 자격을 반납한 상태이고 김경준 회사공금 횡령 사건의 공범으로 고소돼 있고 범죄인송환청구 대상인 사람"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어 이씨가 이 후보의 BBK 연루 의혹 근거자료로 이 후보의 Lke뱅크와 BBK 명함 및 회사 브로셔 등을 제시한 것과 관련 "명함과 브로셔는 위조되거나, 존재는 했으나 폐기된 서류라고 이미 언급했다"며 "EBK를 함께 만들기로 추진하던 당시 김경준이 만들었을 수 있으나,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이 후보 비서인 이진영씨가 지난해 미국 소송과정에서 "이 후보의 명함과 브로셔는 위조가 아닌 실재"라고 진술했다는 이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나 대변인은 또 "이면계약서의 존재만 언급하면서 연기를 피울 것이 아니라 즉각 공개하든지 아니면 법의 심판을 차분히 기다리기를 권고하고 싶다"며 김씨측에 이면계약서 원본 공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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