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김경준 왜 혐의 부인하나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7.11.2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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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과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김경준 전 BBK 대표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까지 검찰의 김씨 조사에 입회했던 박수종 변호사는 20일 "김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 같다. 억울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가 영장 청구당시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면서 혐의를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됐지만 이를 뒤집은 것이다.



김씨는 미국에서 진행된 재산 몰수 재판에서도 "옵셔널벤처스 등 어떤 회사에서도 횡령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가족 또한 김씨가 국제사기꾼이이라고 알려진 것은 잘못됐다고 항변해 왔다.

김씨의 혐의 부인에 대해 한 정치권 인사는 "김씨가 '나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지시한 사람은 따로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말해 김씨가 이면계약서를 제시하면서 "이 후보가 BBK와 관련돼 있다"는 것을 주장하던 입장에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이 후보를 주가조작과 횡령의 주범으로 내세우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씨가 횡령한 옵셔널벤처스의 자금 상당액을 투자자인 다스와 심텍과 오리엔스 등에 반환한 사실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은 “해외로 도망가기 전 돈을 갚는 사기꾼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씨의 횡령과 해외 도피가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 검찰에 송환되던 날 김씨가 보인 대범함과 구속 직후 김씨가 기자들 앞에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 행동 또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더욱이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에리카 김의 역할은 김씨에 대한 원격변론을 넘어 이 후보를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는 한국시각으로 21일 새벽 미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 관련 3대 의혹에 대해 진상을 공개하겠다며 선전포고를 한 상태. 국제소포로 한국에 보낸 10kg 그램 분량의 서류 또한 이 기자회견에서 나올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씨의 노출이 차단된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 발표 전까지 당분간 에리카 김의 폭로가 논란의 중심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나라당 측은 이 후보와 BBK를 연결짓는 서류가 있다면 모두 조작된 것이 분명하다며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고 있어 진실찾기의 과정은 험난한 공방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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