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검찰의 김씨 조사에 입회했던 박수종 변호사는 20일 "김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 같다. 억울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가 영장 청구당시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면서 혐의를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됐지만 이를 뒤집은 것이다.
김씨의 혐의 부인에 대해 한 정치권 인사는 "김씨가 '나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지시한 사람은 따로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횡령한 옵셔널벤처스의 자금 상당액을 투자자인 다스와 심텍과 오리엔스 등에 반환한 사실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은 “해외로 도망가기 전 돈을 갚는 사기꾼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씨의 횡령과 해외 도피가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 검찰에 송환되던 날 김씨가 보인 대범함과 구속 직후 김씨가 기자들 앞에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 행동 또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더욱이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에리카 김의 역할은 김씨에 대한 원격변론을 넘어 이 후보를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는 한국시각으로 21일 새벽 미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 관련 3대 의혹에 대해 진상을 공개하겠다며 선전포고를 한 상태. 국제소포로 한국에 보낸 10kg 그램 분량의 서류 또한 이 기자회견에서 나올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씨의 노출이 차단된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 발표 전까지 당분간 에리카 김의 폭로가 논란의 중심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나라당 측은 이 후보와 BBK를 연결짓는 서류가 있다면 모두 조작된 것이 분명하다며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고 있어 진실찾기의 과정은 험난한 공방전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