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의혹 핵심 '이면계약서' 있나 없나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11.1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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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계약서, BBK 핵심 '키'...신당·한나라 '정면충돌'

한때 동업자 관계였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BBK 전 대표 김경준씨. 둘 사이에 체결된 '이면계약서'가 과연 존재할까. '이면계약서'의 존재 유무가 BBK 진실을 규명할 '키'로 떠오르고 있다.

귀국 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씨가 이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을 밝혀 줄 핵심 근거자료로 '이면계약서'를 갖고 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2월 대선을 겨냥해 사활을 걸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의 정치공방도 이면계약서의 실재 여부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이면계약서' 왜 논란되나



BBK를 둘러싼 숱한 의혹이 난무하던 와중에 '이면계약서'가 논란의 불씨를 지핀 건 지난 8월이었다. 미국 수감 중이던 김씨의 입을 통해서다.

당시 미국에 수감 중이던 김씨는 법률대리인이 대신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후보와 맺은 주식거래 계약서에 LKe뱅크와 BBK, eBK증권중개의 지분을 100% 이 후보가 갖고 있다는 사실이 명기돼 있다"고 주장했다.

"30쪽 분량의 계약서를 한국에 돌아가 검찰에 제출하겠다"고도 했다. "BBK 주식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BBK는 김경준 개인의 회사"라고 주장해 온 이 후보의 말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었다.


이후 한 동안 잠잠했던 '이면계약서' 논란은 김씨가 지난 16일 6년 만에 한국땅을 밟으면서 다시 불거졌다. 김씨가 이 후보를 겨냥한 중요 자료로 '이면계약서'를 들고 왔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기 때문.

김씨는 특히 지난 17일 검찰 소환 과정에서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가지고 왔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갖고 왔다"고 말해 검찰 제출 자료가 '이면계약서'일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했다. 이면계약서의 실재 및 진위 여부가 BBK 의혹을 풀 수 있는 핵심 '열쇠'로 떠오른 셈이다.



◇이면계약서 "있다 vs 없다"

연일 BBK 의혹을 두고 전면전을 이어가고 있는 신당과 한나라당은 19일 이면계약서를 두고 또다시 정면 충돌했다.

한나라당은 김씨가 '이면계약서'라고 주장하는 계약서의 진본을 보유하고 있다며 거듭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신당은 한나라당이 사실상 '이면계약서'의 존재를 인정한 것 아니냐며 '진본' 공개를 요구했다.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소속 고승덕 전략기획팀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 신문에서 (처음) 이면계약서라고 주장한 것은 이른바 'A.M.파파스 주식거래계약서'인데 30쪽 짜리다. 우리는 8쪽짜리 이 계약서의 진본을 갖고 있지만 표지는 같고 서명란은 다르다"며 "결국 진본에 없는 12쪽(22쪽을 잘못 말한 듯)이 (위조돼) 만들어 진 것이다. 이면계약서는 없다"고 주장했다.

고 팀장과 이날 함께 출연한 신당 정봉주 의원은 그러나 "이면계약서는 이 후보가 제일 정확하게 알 것"이라며 "이 후보가 갖고 있는 자료가 있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자료는 이게 다다', 의혹이 없으면 '조사를 받겠다' 이렇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최재성 원내 대변인도 "이면계약서가 없다던 한나라당이 소위 김경준이 갖고 있다는 이면계약서에 대해서 인정했다"며 "한나라당은 이면계약서를 공개하고 그것이 진짜 위조인지 아닌지를 공개적으로 감별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이면계약' 논란과 관련해 "(김경준씨와 사이에) 이면계약이 있다 없다 하는데 그런 것은 없다"고 직접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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