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기타자금으로 사용키로 한 3306억원의 용도입니다. 이 자금의 사용처를 놓고 시장에서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한때 KCC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 확보를 시도했던 것처럼 현대상선 지분 인수에 쓸지 또는 현대건설 인수에 쓸지 설왕설래가 있었습니다.
또 건자재 수요처 확보와 현대상선 지분 획득 차원에서 현대건설 인수설도 설득력 있게 제시됐습니다. 이는자금을 빌릴 때 사용처를 확보하지 않고 돈부터 빌리고 본다는 발상 자체를 시장이 쉽사리 납득할 수 없는 까닭이었던 때문입니다.
물론 시설자금, 부채사환 등에 정말 제대로 쓰였는지는 앞으로 KCC가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게 될 매 분기말 보고서를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또 시간이 지나면 KCC가 돈을 어디에 쓰는지 드러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도 미리부터 시장과 언론이 KCC의 말을 믿지 않고 집요하게 의문을 갖고 있는 한 이유는 KCC가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공격하던 2004년도에 수시공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불성실공시 법인'에 지정된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당시 KCC는 '자본금의 10%가 넘는 금액을 다른 법인의 주식 매입에 사용할 경우 1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는 조항을 위반했고 이는 투자자와 시장, 언론 등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였습니다.
KCC가 두리뭉실하게 '기타자금'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에 쓰겠다고 한 부분이 과연 그렇게 될지, 지켜보는 많은 이목들이 있다는 사실을 KCC는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