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암초만난 '최고급 주택' 꿈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2007.11.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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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한남동 '단국대 부지 개발' 제대로 될까

분양가 상한제 암초만난 '최고급 주택' 꿈


고급빌라형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는 서울 한남동 단국대 이전지 일대 신규단지가 이르면 내년 1월쯤 선보인다. 한남동 단국대 캠퍼스 부지는 서울의 또다른 노른자위로 꼽혀온 곳으로 인근 유엔(UN)빌리지와 견줄만한 사업지로 분류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아왔다.

13만5830㎡(4만1161평) 규모의 사업부지에 들어서는 단지는 지하2층에 지상4~12층 31개동으로 87~332㎡(26~100평형) 600가구로 구성될 예정이다. 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3.3㎡(1평)당 3000만원대에서 최고 4000만원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추진 주체인 금호건설은 아파트 디자인 등의 문제로 서울시 건축심의에서 한차례 보류 결정을 받아 디자인을 수정한 후 지난 6일 조건부 승인을 얻었다. 시 건축위는 발코니를 없앤 벽면을 '에너지 절약형 소재'로 바꾸는 등 일부 디자인 변경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아파트는 일반적인 판상형부터 테라스형 주택, 복층형 주택, 펜트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로 지어질 예정이다. 탑상형 아파트에는 디자인 차별화를 위해 벽면보다 튀어나온 돌출형 발코니가 적용된다.



서울시가 이번 프로젝트를 앞으로 건축심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한 점도 눈에 띈다. 이 때문에 건축위는 단국대 부지 건축 계획안을 일부 보완토록 했지만 시에서 제시한 '성냥갑아파트 개선대책'의 기준으로 삼을만한 최초 단지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 고(高)분양가 논란속 입지만큼은 최고 수준=한남동 단국대 프로젝트는 그동안 뚝섬과 함께 고분양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고급아파트촌으로 꾸며지는 이 곳은 주거지역으론 최적의 입지를 지녀 분양가 역시 최고 수준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금호건설 역시 이에 대해선 크게 부인하지 않는 입장이다.

사업지는 행정 중심지인 강북과 경제 중심지인 강남을 연결하는 최적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다. 한강의 '한'자와 남산의 '남'자에서 이름을 따온 한남동의 명칭에 걸맞게 전면으로는 한강을 후면으로는 남산을 두고 있어 서울의 상징인 남산을 배경으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의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사업부지 자체가 남쪽은 낮고 북쪽이 높아 한강 조망에 대한 최상의 지형을 갖췄고 부지 주위에 UN빌리지와 각국 대사관저가 밀집돼 있어 고급주택단지로서도 손색없다는 평가다. 풍부한 녹지공간으로 인해 도심내 전원생활의 기분도 느낄 수 있다는 게 금호건설의 설명이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한남대교(경부고속도로)와 인접해있어 도심이나 지방으로의 진출·입이 용이하다. 지하철, 시내버스 등 일반 대중교통 이용의 편리함마저 갖추고 있다. 반경 1㎞ 이내에 10여개의 초·중·고교가 위치해 있다. 관광특구인 이태원과 인접해 있고 남산예술원, 국립중앙극장, 순천향병원, 장충단공원, 용산가족공원 등 문화·생활편의시설이 넘친다.



이처럼 손꼽히는 입지에도 불구하고 사업지 면적에 비해 공급물량이 적은 만큼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그동안 고급빌라형 아파트를 원했던 수요자들이 대거 몰려들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런 이유로 당첨 청약 가점도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측이 많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부동산연구실장은 "용산 인접지로 개발 호재를 안고 있는데다 뚝섬 상업용지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 분양가는 높게 책정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물량이 적은 만큼 당첨권 점수는 상당히 높아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당첨 가능 청약가점을 용인 흥덕지구나 은평뉴타운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즉 최소 50~60점 이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 분양가상한제 적용되나=이 같은 예측 속에 사업 추진이 수월치 않은 분위기다. 무엇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가 최근 단국대 부지 개발사업체인 금호건설이 용산구를 상대로 낸 행정심판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금호건설은 지난 8월27일 용산구에 단국대 부지 개발을 위한 사업승인을 신청했지만 용산구가 절차와 신청요건 미비 등을 이유로 이를 반려하자 서울시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금호건설도 용산구에 사업승인신청을 다시 내는 동시에 사업승인 반려와 관련한 행정소송을 낼 방침이다. 금호건설의 이 같은 방침은 용산구의 사업승인 반려와 시 행정심판위원회의 기각 결정으로 사업계획 자체에 차질이 불가피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달안으로 사업계획승인과 함께 분양승인 신청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상한제 적용 여부는 사업성과 절대적인 상관이 있다. 상황에 따라선 금호건설이 내건 '랜드마크 단지 건립'이 어려울 수 있다.

부동산업계에선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에 따라 분양가격이 최고 30% 이상 차이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을 경우 3.3㎡당 3000만~4000만원까지 책정할 수 있지만 상한제가 적용되면 3.3㎡당 2000만원대로 뚝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국대 프로젝트 사업지의 3.3㎡당 토지비는 2000만원 안팎으로, 금융비용과 기타비용을 감안하고 건축비를 합칠 경우 원가만 3.3㎡당 2000만원 후반에서 3000만원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만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면 사업성이 크게 줄기 때문에 분양가를 맞추기 위해선 단지 구성이나 품질 자체를 떨어뜨리는 수밖에 없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격이 당초 계획보다 내려가면 고급아파트 조성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건설이 행정 소송을 제기해 이길 경우 분양가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지 여부를 놓고 업계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8월27일에 사업승인을 신청한 만큼 승소할 경우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란 견해가 있는 반면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분양승인 접수 신청기한인 11월을 넘기기 때문에 상한제가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금호건설은 행정소송을 검토하는 동시에 국회에 계류 중인 분양가상한제 적용시기 연기법안 처리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회에는 내년 4월까지 분양승인 접수를 마치면 분양가상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와 관련 금호건설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분양시기만 늦어질 뿐 사업추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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