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하나로, 공정위에 제동걸리나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7.11.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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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선 통신시장 합쳐서 볼 경우 독과점 판단 가능성

SK텔레콤 (57,500원 ▼900 -1.54%)이 지난 14일 하나로텔레콤 (4,015원 ▼100 -2.4%)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SK텔레콤이 공정위의 기업결합(M&A) 심사를 넘어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공정위가 유무선 통신시장을 합쳐놓고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의 M&A를 심사할 경우 독과점 문제로 인해 M&A에 제동이 불가피하다. 공정위가 유선 및 무선 통신시장을 함께 놓고 볼지, 따로 놓고 볼지가 이번 M&A 성사 여부의 관건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15일 "SK텔레콤 측으로부터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 사전심사 요청이 들어오면 심사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심사 대상이 될 통신시장을 합쳐서 볼지, 유선 및 무선시장으로 나눠서 볼지 여부는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M&A 심사는 △시장획정 △시장점유율 산정 및 시장집중도 평가 △해외경쟁 및 신규진입 조건 분석 △경쟁제한성 평가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



시장획정 단계에서 심사대상이 될 시장을 어디까지로 잡을지가 결정된다. 무선사업자인 SK텔레콤이 유선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를 인수하려는 이번 경우 유선 및 무선시장을 별개의 시장으로 볼지, 하나의 시장으로 볼지가 핵심이다.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 기준에 따르면 △M&A로 인해 시장점유율이 5%포인트 넘게 오르고 △상위 3개 그룹의 점유율 합계가 70% 이상이 되면 독과점 우려가 있는 것으로 간주돼 M&A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만약 유선, 무선 통신시장에 대해 개별적으로 M&A 심사가 이뤄진다면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는 큰 문제가 없다.


9월말 현재 하나로텔레콤의 국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점유율은 25.3% 수준이다. 시내전화와 시외전화의 회선 점유율도 8.4%, 7.1%에 불과하다.

SK그룹의 경우 SK텔레콤이 국내 무선통신 시장의 50.5%(가입자 기준)를 차지하고 있지만 유선통신 분야에서는 SK텔링크가 시외전화 시장의 1.4%를 점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공정위가 유무선 통신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M&A 심사를 할 경우에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통신시장의 전체 매출액은 총 32조1693억원. 이 가운데 KT그룹이 KT(11조7721억원)와 KTF(6조5074억원)를 합쳐 약 56.8%를 차지했다. 이어 SK텔레콤이 매출액 10조6510억원으로 약 33.1%를 점유했다.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1조7233억원으로 전체 통신시장 매출액의 5.4%를 점유했다. 만약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다면 M&A로 인해 시장점유율이 5%포인트 넘게 오르는 셈이다.



또 이 경우 KT그룹과 SK그룹 2곳만으로도 '상위 3개 그룹의 점유율 합계 70% 이상'이라는 공정위의 독과점 기준을 훌쩍 넘어선다.

따라서 유무선 통신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M&A 심사가 이뤄질 경우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는 독과점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 내려질 공산이 크다.

공정위 관계자는 "M&A 심사에서 시장점유율에 따른 시장집중도 평가가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용이한지 등 다른 조건들에 대한 검토도 함께 이뤄진다"며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한 심사 요청이 들어오면 통신시장에 대한 시장획정 문제부터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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