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vs昌, 박정희 생가 찾기 경쟁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2007.11.1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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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故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다.

때아닌 박 전 대통령 생가방문 경쟁은 대구 경북 지역 보수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과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12일 경북 구미 구미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국민성공대장정-대구경북대회'에 앞서 인근의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한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은 지도자로서, 이 후보는 기업인으로서 근대화시대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 생가는 이 후보에게 감회가 남다른 곳"이라고 생가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뒤이어 이회창 후보는 13일 고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한다. 12일부터 일주일 동안 계속되는 지방 버스투어 중 일환이다. 지방 투어 시작 이틀째 대구 경북 지역을 방문하는 일정 중 하나로 인근 구미의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다.



두 후보의 잇단 고 박 전 대통령 생가방문은 우선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대구 경북 지역의 보수층을 의식한 행보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지지지역이었던 대구 경북 지역은 현재 이회창 후보와 이명박 후보 지지세력으로 나뉘어, 두 후보간에 지지율이 엎치락 뒤치락 경쟁을 반복하고 있다.

또 박 전 대표의 높아진 '몸값' 때문으로 보인다. 보수 세력이라는 공통된 기반을 나눠가지고 있는 두 후보가 박 전 대표의 지지를 얻게 될 경우 '보수대연합' 전략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이명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표를 배려한다는 의미를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당헌ㆍ당규에 따른 대권-당권 분리를 선언하고 박전 대표를 '국정의 동반자'라고 칭하는 등 박 전 대표 끌어안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지난달 26일 서거 28주년을 기념해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의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찾기도 했다. 당시는 이회창 후보가 출마선언을 한다는 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던 시점이다.



이회창 후보도 지난 7일 있었던 출마선언장에서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한 방향과 신념에 있어서는 박 전 대표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박 전 대표가 지지해주고 동조해주면 큰 힘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는 이같은 '구애'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나흘째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칩거하며 특정한 외부일정 없이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박 후보 주변 관계자들도 이 후보의 오전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미흡하다"는 견해와 "이 후보가 몸을 낮춘 것을 인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등 의견이 나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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