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11일 '유가 100달러 시대의 대응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내놓은 결론이다.
그 결과 실질유가 면에서는 3차 오일쇼크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달러화의 구매력을 기준으로 한 실질유가는 올들어 8월까지 배럴당 평균 52.1달러로, 2차 오일쇼크 당시 가장 높았던 1981년의 54.3달러에 근접했다.
세계경제의 원유 의존도 역시 지난해 기준 4.1%로 2차 오일쇼크 때였던 1980년의 6.1%에 못 미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1만달러 늘리는 데 쓰이는 원유의 양은 1980년 당시 1.65배럴이었지만, 지금은 0.63배럴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최근 국제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가 '오일쇼크'로 불릴 정도의 충격을 받을 상황까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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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오일쇼크'까지는 아니더라도 유가상승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우선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원유 수입단가 상승으로 경상수지 악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 유가상승은 수입물가를 자극해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고 내수침체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원은 진단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연평균 가격이 10% 오를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그해 0.12%포인트 떨어지고, 이듬해에는 0.27%포인트나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경우 수입물가지수는 그해 0.75%포인트 오르고, 경상수지도 연 5억달러의 적자 압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유가상승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내수회복 기조를 강화하고, 물가안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안보 차원에서 중장기적인 에너지 자원 확보에도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기업들 역시 장기적으로 에너지 이용 효율성을 높이고, 신재생 대체에너지 개발 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연구원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