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부실해결에 美·유럽 중앙銀 나서야"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11.1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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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銀 회장, "FRB·ECB 정리신탁공사(RTC) 만들어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 여파가 지속되면서 대형 은행들의 자산 상각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증시를 충격으로 몰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신용경색이 금융 부문을 넘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용경색 상황을 재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융권의 부실채권을 신속히 처리하는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모기지 부실해결에 美·유럽 중앙銀 나서야"


데이빗 K.P. 리 콱포 홍콩 동아시아은행(Bank of East Asia) 회장은 "모기지 부실과 연계된 신용시장 위기의 진정한 파급 효과 및 범위가 내년 초 자세히 드러날 때까지 금융 시장의 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를 모면하기 위해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중국 경제 성장률의 눈에 띌만한 둔화가 시작되고 있다"면서 "중국 증시 거품이 붕괴될 경우 수백만명의 개미 투자자들이 큰 충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 회장은 9일(현지시간)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의 투자은행들은 2~3년 전부터 더 많은 위험을 고객들에게 전가해왔다. 경제 상황이 양호할때 이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해줬고, 고객들도 단순히 높은 금리에 눈이 멀어 내포된 위험을 파악하지 못했다. 은행들은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비롯한 모기지 연계 증권이 매우 안전하다고 밝혀왔고, 신용평가회사들도 이들 증권에 최고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등 자기 업무를 제대로 다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신용경색 상황에서는 이미 지난 상각 발표보다 앞으로 수개월간 나올 발표가 더 중요하다"며 "내년 1분기에는 각 은행들의 부채 현황이 자세히 드러나게 되고 실제로 어떤일이 발생할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 회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과거 부실채권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1980년대 만든 정리신탁공사(Resolution Trust Corp)와 유사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리신탁공사는 미국이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저축대부조합 금융위기를 해결하고 부실 채권을 신속하게 정리하기 위해 과거 연방저축대부보험공사를 대체해 설립한 공적 기관이다. 자본과 실물 시장이 동시에 붕괴된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부실채권을 정리해 은행들의 지급불능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는 "최근 문제는 1980년대 발생한 저축대부조합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중앙은행들이 이를 신속히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회장은 미국 경제가 침체로 향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현 상황은 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침체의 늪이 얼마나 깊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경기 진작을 위해 침체가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선거 후에는 후유증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경기 둔화가 아시아 지역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는 아시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과 아시아 경제는 따로 떨어뜨려놓고 말하기 어렵다. 중국의 소비 시장 이륙이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중국 역시 미국과 유럽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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