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여전히 강한 미국?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7.11.0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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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성 따로 갈 수 없다"vs"기대는 낮추되 디커플링 가능성"

중국을 바라봐야 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을 무시할 수 없나 보다.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지수가 심천 종합지수는 각각 4.85%, 4.22% 급락했고 홍콩H지수가 4.50%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도 3.10% 내렸는데 옵션만기일을 감안하면 오히려 선전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중국 증시가 별다른 반등을 보이지 못함에 따라 코스피도 힘없이 주저앉아 2000을 내줬을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영향력이 작게만 보이지 않는다.



뉴욕증시가 이틀째 하락했다. 급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벤 버냉키의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외 예상보다 부진한 10월 소매업체들의 판매실적이 눈에 띄었다. 소비의 중심인 미국에서 소비둔화는 아직 소비주체로 부상하지 못한 중국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업실적 둔화는 주가와 직결되기 때문에 판매실적 둔화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2000을 내준 코스피지수는 또다시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7월 2000을 처음 넘기고 나서 고점을 점차로 높이고 있지만 사이클이 짧아지는 것이 내심 불안하다. 점차 높아진 미국에 대한 관심에 대한 참고할만한 여의도의 조금 다른 2가지 시각이다.



△방향성의 열쇠는 여전히 미국 손에(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글로벌 경제에서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가들의 급부상에 가려져 미국경제나 미국증시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쇠퇴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라는 커다란 판 자체가 흔들린다면 신흥국가나 증시의 차별화 논리 역시 성립될 수 없다. 특히 신흥시장과 선진국 시장 사이에 끼어있는 국내증시에서 미국증시 영향력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 한국 증시의 수익률은 분명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증시 흐름에도 시장의 변곡점을 형성하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 모멘텀으로 미국증시가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최근 시장에서 언급되는 미국증시와의 디커플링은 보다 엄밀하게 말하면 수익률의 높고 낮음에 대한 디커플링은 될 수 있겠지만 방향성의 디커플링은 결코 형성될 수 없다.

신흥국가의 고도성장이나 차별적인 급등세도 미국경제가 신용경색 위기를 넘기고 연착륙에 성공했을 때 가능하지 기본적인 판이 무너져 버렸을 때 신흥시장의 홀로서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국이 약한 근본적 이유(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미 증시의 급락은 서브프라임 관련한 금융기관의 대손상각 규모의 거대함에 있기도 하지만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의 상실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메릴린치나 일부 모기지업체들의 실적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이다. 과거 엔론과 같은 파괴력은 언제든지는 가능하다. 다만 판단은 유보한다.

증시가 반등해도 기대치는 낮춰야 한다. 우선 미국 경제 및 증시는 부동산 경기의 하강이라는 아킬레스건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구조다. 보다 근원적인 이유는 미국 등 선진국의 인구 구성에 있다. 활동성이 강한 40대 인구구성비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신흥시장은 40대 인구구성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안정적이다.



미국 증시가 금융불신 구조하에서 추가하락하면 우리 증시 역시 상승 흐름에서 잠시 후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디커플링 가능성이 우리 증시의 하락 리스크를 완화시키고 또 하락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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