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버냉키 '폭탄' 금리가 '방어'

머니투데이 김능현 기자 2007.11.09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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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발언에 급락… 금리인하 기대로 낙폭 줄여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8일 뉴욕증시는 경기침체 위험 및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일제히 하락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나오며 장 막판 낙폭을 크게 줄였다.



월마트를 비롯한 소매업체들의 판매 부진과 시스코시스템스의 실적 전망 하향도 투심을 악화시켰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3.73포인트(0.25%) 하락한 1만3266.29를, S&P500지수는 0.85포인트(0.06%) 내린 1474.77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도 52.76포인트(1.92%) 빠진 2696.66을 기록했다.



버냉키 "美 경제 경기둔화-인플레 압력 직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또 다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8일 미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회에 참석, "미국이 주택시장 둔화로 인한 경기침체 위험과 국제유가 및 달러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0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와 일치하는 것이다. 당시 성명서에는 "향후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위험이 상존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버냉키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원들이 4분기 이후 미국 경제가 눈에 띄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8월 신용경색 사태 이후 금융회사들의 대출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며 "이로 인해 경기 하강 위험(다운사이드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FOMC내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금리정책과 관련해 FOMC 의원간 의견차가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달러화 약세 및 원유 등 상품 가격 상승은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이는 다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는 다시 인플레이션을 장기적으로 고착화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FOMC는 오로지 경제 지표와 금융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금리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서브프라임 대출의 리파이낸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연방 주택 프로그램의 개혁을 강도높게 추진해 줄 것을 촉구했다.

10월 소매업체 매출 예상 못미쳐



지난 10월 미국 소매업체들의 판매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이날 10월 동일점포 판매가 전달대비 0.4% 증가했다고 밝혔다.월가 전망치에 못 미치는 결과다. 월마트의 주가는 0.71% 하락했다.

의류 전문 소매업체들의 판매실적도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인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리미티드 브랜드의 동일 점포 매출은 6%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1.8%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갭과 시코스 FAS의 판매량도 각각 8%, 10.6% 감소했다.

고가품 전문 소매업체의 판매 실적은 엇갈렸다. 노르드스톰의 동일 점포 판매는 판매는 2.4% 감소한 반면 삭스의 판매량은 10.6% 증가했다.



이 밖에 먹시, 콜스 포퍼레이션의 매출은 각각 1.5%, 3.8% 각각 감소했다.

포드, 실적 개선에 급등

]미국 2위 자동차 업체 포드 자동차는 적자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는 소식에 2.91% 상승했다.



포드는 8일 지난 3분기에 3억8000만달러의 적자(주당 19센트)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포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 52억달러(주당 2.79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지난 2분기의 7억5000만달러 흑자에 비해서는 실적이 악화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411억달러로 지난해의 371억달러보다 증가했다.



회사측은 구조조정 비용으로 3억5000만달러를 지출한 것이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포드는 최근 북미의 일부 공장을 폐쇄하면서 대규모의 인력을 감원했다.

구조조정 비용 등 특별항목을 제외한 적자 규모는 2400만달러(주당 1센트)로 월가 전문가 예상치 주당 46센트를 크게 밑돌았다.

리오틴토, BHP 빌리튼 인수 제안 거절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BHP빌리튼은 경쟁업체인 리오틴토 그룹에 인수합병(M&A)를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HP는 최근 수차례 리오틴토에 M&A를 제의했으나 리오틴토 이사회는 "인수 가격이 너무 낮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BHP가 리오틴토를 인수할 것이라는 설은 이전부터 제기돼왔으나 실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HP가 리오틴토에 제안한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에 리오틴토 주가는 전날보다 20% 이상 급등했다.

대표적 기술주인 시스코 시스템스는 실적 우려로 9.53% 가량 하락했다. 시스코시스템스는 이날 4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모건스탠리는 대규모 자산 상각 우려에도 소폭 상승했다.모건스탠리는 전날 37억달러 가량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을 추가 상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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