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SKT에 구애작전 '성사될까?'

머니투데이 윤미경 기자 2007.11.0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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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아직 결정된 것 없다"...인수가격 규제리스크 '산넘어 산'

매각을 추진중인 하나로텔레콤 (4,015원 ▼100 -2.4%)이 급기야 SK텔레콤에 '러브콜'을 신청하면서,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검토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8일 "지난주말 골드만삭스로부터 인수제안을 받았고, 현재 검토중"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는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시종일관 "관심없다"고 밝혀온 기존의 태도와 크게 다른 것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결국 하나로의 최종 주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 KT처럼 유선과 무선의 유력 사업자를 동시에 거느린 통신시장의 최강자로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굳히게 된다.



그동안 하나로텔레콤의 대주주인 뉴브리지-AIG 사모펀드는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작업을 물밑 추진해왔다.

최근까지 호주 투자은행인 맥쿼리가 칼라일을 제치고 하나로 인수대상자로 가장 유력하게 손꼽혔다. 그런 와중에 골드만삭스가 SK텔레콤에 인수제안을 넣었기 때문에 맥쿼리와의 인수협상이 불발로 끝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하나로텔레콤의 몸값을 최대한 끌어 올리기 위해 SK텔레콤까지 막판에 끼워 넣어 양자경합을 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아직 모든 것이 불명확한 상태다. 골드만삭스로부터 갑자기 '러브콜'을 받은 SK텔레콤은 오히려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하나로 인수에 나선 여러 대상자(맥쿼리 등) 가운데 하나일 뿐이고, 아직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결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하나로 인수전에 뛰어든다면 맥쿼리처럼 컨소시엄 형태가 아닌 '단독'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현재 SK텔레콤이 처한 상황에서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만큼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인수가격이 문제다. 하나로의 인수 추정가격은 1조2000억원 선에 달한다. 더구나 최근 잇따른 인수합병(M&A)설로 하나로 주가는 계속 치솟고 있어, 인수가격도 덩달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SK텔레콤이 이런 부담을 떠안아가며, 인수했다고 치더라도 앞으로 하나로를 KT와 엇비슷한 경쟁력으로 다듬기 위해 추가로 투자해야 할 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

'규제 리스크'도 SK텔레콤이 뛰어 넘어야 할 걸림돌이다. 무선분야의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이 유선 2위 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정보통신부로부터 합병인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KT를 비롯한 이통 후발사업자들이 거세게 반발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

과거에 신세기통신과 합병할 당시부터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는 '합병인가조건'은 아직까지 SK텔레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또다른 꼬리표를 달아야 한다는 것은 기업으로서 엄청난 규제부담이 될 수 있어, SK텔레콤의 행보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만, 최근들어 외국자본에 경영권이 넘어간 하나로텔레콤을 또다시 외국자본에 넘길 수 없다는 여론이 국회를 중심으로 강하게 형성되고 있어, SK텔레콤 인수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하나로 인수에 부정적 입장만 드러냈던 SK텔레콤이 처음으로 '검토중'이라고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도 이런 기류와 전혀 무관해보이지 않는다.

하나로텔레콤의 대주주인 뉴브리지-AIG는 펀드만기가 도래하면서 올연말까지 새로운 인수대상자를 물색해서 경영권을 넘겨줄 예정이다. 하나로텔레콤도 지난 6일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투자자와도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늦어도 이달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질 전망이다.

한편 뉴브리지-AIG 컨소시엄은 지난 2003년 10월 하나로텔레콤 지분 39.8%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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