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펀드 6개월 후에 평가하자"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홍정표 기자 2007.11.16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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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홍&황의 투자카페

'미래'가 한다니까 덮어놓고 가입부터 하나?
'미래'가 한다니까 시작하기도 전에 깎아내리나?
미래에셋그룹이 새롭게 내놓은 펀드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주인공은 미래에셋그룹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박현주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내놓은 '야심작' 인사이트펀드. 지난달 31일 설정한 이 펀드는 8일 현재 3조원을 웃도는 투자자금을 빨아들였다. 설정 후 1주일만이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도입된 '스윙펀드'인 인사이트펀드는 운용 메커니즘이 투자자들에게 낯설 뿐 아니라 수수료도 최고 수준이다. 벤치마크 지수가 따로 없어 기대 수익률이나 리스크를 가늠하기 어렵고 특정 자산에 이른바 '몰빵'할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어 경우에 따라 원금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상품에 투자자들이 '러시'를 이루자 증권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외 주식시장의 활황에 부동산 가격 폭등을 경험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질대로 높아졌고 인사이트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것도 이른바 '미래에셋 1호 펀드'는 실패하지 않는다는 막연한 기대와 '대박' 심리가 맞물린 결과라는 얘기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스크나 수익구조를 제대로 따져보고 가입한 투자자가 몇 명이나 있을지 의문"이라며 "미래가 만든 1호 펀드에 가입하면 돈 번다는 생각과 고수익에 대한 기대가 만든 결과"라고 풀이했다.

그동안 국내외 펀드 수익률로 자산운용업계를 평정해 온 미래에셋그룹에 대해서도 시기어린 눈길이 적지 않다. 실제로 해외펀드 운용 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 평가와 금융당국이 미래에셋그룹의 상품 승인에 관대하다는 볼멘 소리도 들린다.


인사이트 펀드의 인기몰이를 베트남펀드와 중국펀드 등 특정 상품으로의 쏠림현상과 동일시하며 전반적인 투자 문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달리 한편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의 새로운 시도를 반기는 모습이다. 인사이트펀드는 주식형펀드 일색인 국내 자산운용시장에 투자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켜 줄 새로운 상품이라는 것.



일부에서는 '명품펀드' 탄생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며 강한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미래에셋그룹이 아니더라도 수수료 경쟁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하는 펀드와 자산운용사가 탄생하는 것이 장차 국내 자산운용 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얘기다.

펀드평가회사의 한 관계자는 "주식 편입비율에 상한선을 정해놓지 않아 리스크가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약세장에서는 기존의 성장형 펀드보다 오히려 방어력이 뛰어날 수 있다"며 "인사이트펀드에 대한 평가는 최소한 6개월 정도 운용 성과를 지켜본 뒤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레짐작으로 이러쿵 저러쿵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일침이다.

한 자산관리 컨설턴트는 "전통적인 주식형펀드가 아니라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의 성격을 가지면서 융통성 있게 자산을 운용하는 형태의 펀드는 간접투자 시대에 나올 수밖에 없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의 발전이라는 큰 맥락에서 볼 때 바람직한 움직임이며 오히려 어설픈 ELS나 파생상품보다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팽팽한 양측 주장 중 어느 쪽이 잠재워질 것인가는 미래에셋그룹에 달렸다. 다만, 인사이트펀드에 격려를 보내는 이들도 대박 환상은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편입 비중을 전체 자산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한편 자신의 투자 원칙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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