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한다니까 시작하기도 전에 깎아내리나?
미래에셋그룹이 새롭게 내놓은 펀드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주인공은 미래에셋그룹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박현주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내놓은 '야심작' 인사이트펀드. 지난달 31일 설정한 이 펀드는 8일 현재 3조원을 웃도는 투자자금을 빨아들였다. 설정 후 1주일만이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상품에 투자자들이 '러시'를 이루자 증권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스크나 수익구조를 제대로 따져보고 가입한 투자자가 몇 명이나 있을지 의문"이라며 "미래가 만든 1호 펀드에 가입하면 돈 번다는 생각과 고수익에 대한 기대가 만든 결과"라고 풀이했다.
그동안 국내외 펀드 수익률로 자산운용업계를 평정해 온 미래에셋그룹에 대해서도 시기어린 눈길이 적지 않다. 실제로 해외펀드 운용 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 평가와 금융당국이 미래에셋그룹의 상품 승인에 관대하다는 볼멘 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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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펀드의 인기몰이를 베트남펀드와 중국펀드 등 특정 상품으로의 쏠림현상과 동일시하며 전반적인 투자 문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달리 한편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의 새로운 시도를 반기는 모습이다. 인사이트펀드는 주식형펀드 일색인 국내 자산운용시장에 투자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켜 줄 새로운 상품이라는 것.
일부에서는 '명품펀드' 탄생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며 강한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미래에셋그룹이 아니더라도 수수료 경쟁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하는 펀드와 자산운용사가 탄생하는 것이 장차 국내 자산운용 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얘기다.
펀드평가회사의 한 관계자는 "주식 편입비율에 상한선을 정해놓지 않아 리스크가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약세장에서는 기존의 성장형 펀드보다 오히려 방어력이 뛰어날 수 있다"며 "인사이트펀드에 대한 평가는 최소한 6개월 정도 운용 성과를 지켜본 뒤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레짐작으로 이러쿵 저러쿵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일침이다.
한 자산관리 컨설턴트는 "전통적인 주식형펀드가 아니라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의 성격을 가지면서 융통성 있게 자산을 운용하는 형태의 펀드는 간접투자 시대에 나올 수밖에 없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의 발전이라는 큰 맥락에서 볼 때 바람직한 움직임이며 오히려 어설픈 ELS나 파생상품보다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팽팽한 양측 주장 중 어느 쪽이 잠재워질 것인가는 미래에셋그룹에 달렸다. 다만, 인사이트펀드에 격려를 보내는 이들도 대박 환상은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편입 비중을 전체 자산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한편 자신의 투자 원칙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