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펀드, 금값·유가 뛰니 '눈에 띄네'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7.11.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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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박영암의 돈 되는(잃는)펀드

최근 원유 금 철광석 니켈 등 천연자원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들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유가나 금가격 등이 추가 상승가능성이 높아 여기에 투자할 경우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하듯 삼성증권 등 국내증권사들은 투자유망펀드로 잇따라 추천하고 있다.

하지만 펀드명과 달리 현재 설정중인 '천연자원펀드'들은 유가 금 철광석 등 천연자원에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 천연자원과 관련된 기업들의 주식에 투자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원자재 가격상승과 '천연자원펀드'의 수익률이 비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원자재 가격상승이 관련기업들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즉 천연자원에 대한 독점 채굴권이나 독점 유통권을 확보한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단순 유통업체들은 오히려 채산성이 하락할 수 있다.

국제유가 10%상승시 수익률 상승 확률 40%
우리CS자산운용이 지난해 10월16일부터 운용중인 '글로벌 천연자원주식펀드'(이하 천연자원펀드)도 이같은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펀드명처럼 철강석 에너지 제지 종이 등 천연자원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철광석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닐 그렉슨이 런던에서 운용하는 펀드를 복제한 '미러 펀드'이다. 11월7일현재 설정이후 누적수익률은 47.3%이다.



10월말 현재 편입종목 상위종목을 보면 BHP 빌톤(금속광산,8.28%) 리오 틴토(금속광산,5.51%) XSTRATA(금속광산,3.71%) ARCELORMITTAL(제철,3.71%) 인터내셔날 페이퍼(종이,3.36%) 골드코프(금,2.54%) 등이다. 이들 기업은 주로 영국과 스위스 국적으로 이들 국가의 증시에 상장돼 있다. 업종별 비중은 △광물금속(47.3%) △에너지(17.8%) △화학(6.3%) △종이(5.8%) 등이다.

한마디로 천연자원관련 선진증시 상장기업에 투자하는 운용구조다. 이것은 천연자원펀드의 운용과 관련해서 2가지를 시사한다. 첫째 가격등락폭이 심한 국제유가나 금과 달리 천연자원펀드는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둘째 유가 금 철광석 가격 상승과 펀드수익률이 정비례해서 상승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1년간 유가상승과 펀드수익률의 상관관계는 0.4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10% 상승시 천연자원펀드의 수익률이 오를 가능성은 40% 정도 된다는 의미다.


김용구 우리CS 리서치팀장은 "펀드내 에너지업종의 편입비중이 17.8%에 불과하고 유가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기업을 대거 편입했지만 일부 종목은 반대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이같은 특성 때문에 최근 급등한 국제유가가 천연자원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자원펀드, 금값·유가 뛰니 '눈에 띄네'


금값과 국제유가 상승전망 우세로 향후 투자환경은 유리
국제유가와 펀드수익률의 상관계수가 0.4에 불과하지만 향후 원자재 가격 동향이 천연자원펀드 수익률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 향후 금가격과 국제유가에 대해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펀드수익률 측면에서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

캐나다 금융그룹인 National Bank Financial의 이코노미스트인 매크로 레티에리는 금 가격이 향후 1년내 온스당 900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약세로 안전자산 선호와 인플레이션 헷지의 필요성으로 금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란 주장이다.



국제유가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국제원자력기구(IE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패티 버롤은 급증하는 중국과 인도의 수요증가로 국제유가가 상상도 못할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국제유가 가격상승이 반드시 관련 기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세계최대의 정유회사인 엑슨모빌의 3/4분기 주가는 전년동기대비 10% 하락했다.

정제석유가격이 원유가격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최근 1년간 국제유가 상승률에 비해 천연펀드 수익률이 적은 것도 이같은 개별기업 사정이 반영됐기 때문에 해석된다.



원/달러 환율 헷지로 약달러 수혜 없어
환율은 이 펀드의 수익률이 미치는 주요 변수다. 국내투자자들은 원화를 달러화 유로 파운드 등으로 두차례 환전하기 때문에 환율위험에 노출돼 있다. 환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이 펀드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헷지를 하고 있다.

즉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서 투자하거나 역으로 달러를 원화로 환매할 경우 원/달러 환율의 등락에 따른 위험을 중립화시켰다. 다만 달러를 영국이나 스위스 통화로 환전할 경우 (반대도 마찬가지)에는 환헷지를 하지 않는다.

이같은 구조 때문에 최근 달러화에 대한 영국 파운드화나 유로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은 올릴 수 있었다. 반면 원화의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차손은 줄일 수 있었다.



이같은 구조는 향후 달러강세가 재현될 경우 이중의 손실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 달러강세는 상품가격과 유로화나 영국파운드화 등 통화가치의 동반 약세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중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김휘곤 삼성증권 상품관리파트 과장은 "천연자원펀드는 중국 인도 동유럽 등 신흥시장의 경제개발에 따른 수요와 약달러에 대한 헷지수요가 향후 상당기간 국제원자재 가격상승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아래 투자하는 상품"이라며 " 분산투자차원에서 운용자금의 일정액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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