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국세청 '침통'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07.11.0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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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집단 비춰질까 '전전긍긍'...외부수혈론도 제기

전군표 국세청장이 6일 검찰에 구속돼 결국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국세청은 침통한 분위기다. 현직 국세청장이 검찰에 구속된 것은 지난 1966년 재무부 외청으로 독립한 후 처음이다.

국세청 한 관계자는 "이미 예상됐던 일이고 잘잘못은 앞으로 조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애써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국세청 내부의 충격과 허탈감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 청장을 중심으로 진행돼 온 국세청의 세정개혁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기 때문.

올해 국세청 CI를 8년만에 교체하며 초일류 세정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도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 전 청장은 지난 7월 간부회의에서 "아직도 지연과 학연 등 정실에 기대 외부에 인사청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앞으로 인사청탁을 하는 직원에게는 반드시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 말은 자신에게 적용돼 버렸다.



작년 7월 전 청장의 취임일성은 "'조자룡 헌 칼 쓰듯' 조사하지는 않겠다"는 것. 종합부동산세 신고와 고소득 자영업자 세무조사 등이 강하게 추진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국세청의 '영'이 서기 어렵게 됐다. 누구보다 깨끗해야 할 세무행정이 '비리의 온상'으로 비춰지고 있는 탓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삼성 떡값 의혹으로 흠집이 난 검찰이 국세청에 칼을 대는 모습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며 "국제적 망신"이라고 표현했다.


국세청은 '관행'이라며 치부를 애써 가볍게 다루는 분위기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기 그지없다. 때문에 조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많이 제기된다.

이에 후임 국세청장은 외부수혈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 청장은 검찰의 영장실질심사 전 이미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고, 청와대 또한 인선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로는 세제실장과 조달청장을 지낸 김용민 청와대 경제보좌관과 허용석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역시 재경부 출신인 장태평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정도다.

일각에서는 정권 말이고 조직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차장 대행체제로 운영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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