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 파키스탄, 정정불안에 냉기류

유일한 기자, 엄성원 기자 2007.11.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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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잘 오르던 파키스탄 증시 비상사태 선포에 급락

정국 불안이 프런티어 마켓의 유력 주자 가운데 하나인 파키스탄 증시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파키스탄 증시는 5일(현지시간) 5% 가까이 급락했다.

카라치 KSE-1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6% 하락한 1만3279.60으로 거래를 마쳤다. 16개월래 하루 최대 낙폭이다.



증시 급락은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따른 것. 비상사태 선포로 1차 충격을 받은 주식시장은 이후 부참모총장 가택 연금설, 총선 연기설 등 갖가지 루머로 재차 충격을 받았다.

KSE-100지수는 2001년 말 이후 1000%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에는 1만4908.92로 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머징 마켓의 성장성을 능가하는 프런티어 마켓으로 부각되며 급등했지만 정정 불안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프런티어 마켓이 지난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관련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런티어 마켓으로 높은 성장을 보이던 파키스탄 경제가 정정 불안에 발목이 잡혔다고 보도했다.

이전에도 파키스탄의 정치 상황이 썩 평온하지는 않았다. 군부 통치에 저항하는 시위는 계속됐고 폭력적인 진압이 뒤따랐다. 이를 딛고 경제는 높은 성장세를 달렸다.
지난 5년간 파키스탄 경제는 연평균 7%의 성장세를 지속했다. 올해는 더 많이 성장할 전망이다. 증시는 월요일 급락에도 불구하고 32%나 급등했다.


그러나 비상사태 선포는 상황이 다르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카라치에 위치한 BMA 캐피탈의 무다시 말릭 운용본부장은 "비상사태로 인해 파키스탄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며 "투자자들은 장기투자를 꺼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11억달러이던 외국인투자는 올해 3분기 10억달러로 조금 줄었다. 대부분 직접투자(FDI)다.



군부의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투자를 주도하는 미국의 태도도 바뀌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전날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국가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민주주의 질서를 가능한 한 빨리 회복시킬 것을 촉구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방장관은 "부시 행정부는 파키스탄 지원 물자의 용도를 조사하고 있다"며 "원조 프로그램도 재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파키스탄의 국가 발행 채권을 정치적 상황에 비춰 계속 점검하고 있다며 "파키스탄의 신용등급은 혼란한 정치변화에 따라 영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이날 정정불안을 이유로 파키스탄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파키스탄 정정 불안과 관련 전문가들은 총선 실시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등의 압력이 강화되자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날 조건이 성숙하면 현재 유지하고 있는 참모총장직을 포기하고 민간 대통령 신분으로 돌아가 직무를 수행하겠다며 내년 1월 총선을 가능한 한 일정에 가깝게 실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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