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고공행진에 '기름도둑'도 급증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7.11.0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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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까지 27건 발생… 송유관 근처에 주유소 세우기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송규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빼내는 '도유(盜油)사건'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권선택 의원(국민중심당)에 따르면 지난해 15건을 기록했던 '도유사건'은 올 들어 7월까지만해도 27건이 발생했다.



도유사건 발생건수는 2004년 5건, 2005년 1건에 불과했지만,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급증세를 타고 있다.

도유범들의 수법도 지능화되고 대범해졌다. 도유 여부를 눈치채지 못하도록 송유관에 유압계를 달아놓고 도유를 하거나 송유관이 지나는 지점에 버젓이 주유소를 차린 채 도유한 기름을 판매한 경우도 있었다.



유가 고공행진에 '기름도둑'도 급증


도유범들의 죄질과 달리 사법당국의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유관 도유는 단순한 기름도난 사건이 아니다. 파손된 시설 복구와 도유시 오염된 하천·토양 복원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뿐 아니라 즉각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화재 등 대형사고의 발생 위험성이 상존한다.

대한송유관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유로 인해 하천·토양이 오염돼 시설물 복구 이외에 토양 정화사업을 실시한 금액은 17억5800여만원(총 9건)이 들어갔다.


아울러 최근 나이지리아에서는 주민들이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석유를 훔쳐가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 260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유범들은 대부분 여러명이 한 조를 이뤄 기름을 훔친다. 그런데 주범은 대개 2년 정도의 실형을 선고받는데 반해 잔여 공범들은 집행유예나 벌금형 정도의 가벼운 처벌에 그치고 있다.



권 의원은 "일반 절도범에 준하는 현재 처벌 규정은 도유범들의 죄질에 비해 지나치게 가볍다"며 "최근 급증하고 있는 도유사건의 근절을 위해서라도 처벌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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