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기분 좋게 해줄 후보

머니투데이 이백규 산업부장 2007.11.0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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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규의 氣UP!] 가치타령은 그만..잃어버린 10년이면 족해

10년을 기분 좋게 해줄 후보


얼마전 신문을 보다 깜짝 놀랐다. 수십년전 학창시대로 되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날 신문에 정동영후보가 제기한 가치 논쟁이 대서특필됐었다. 정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 정치 10년은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30년 적폐를 무너뜨린 '되찾은 10년'이라고 했다. 누가 옳은지 TV 대토론을 벌이자고도 했다.

느닷없는 가치논쟁은 이명박후보의 금산분리정책 재고 주장에서 비롯됐다. 삼성전자같은 글로벌 초우량 기업이 금융에서도 나오기 위해 산업화 시대의 산물인 금산분리 원칙을 개선하자는 발언을 놓고 정후보가 딴지를 건 것이다.



사실 우리 경제의 최대 이슈는 투자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삼성전자가 한국경제를 먹여 살렸듯 어떻게 하면 금융에서도 제2, 제3의 삼성전자같은 글로벌 금융회사가 나오게 하는냐의 금융회사 양성론이다.

정후보도 이런 경제현실을 모를리 없겠지만 이를 외면한채 엉뚱하게도 '재벌 ceo 출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인신공격을 하더니 급기야는 누가 옳은지를 따지는 가치논쟁으로 몰아갔다.



노무현대통령마저 "잃어버린 것 있으면 신고하라. 되찾아 주겠다"며 가세, 금산분리는 '되찾은 10년론'을 거쳐 '정글 자본주의론'으로 발전해갔다.

국부창출을 위한 제안은 그들의 손에 들어가자 촛점이 엉뚱하게도 빗나가 옳고 그르냐의 도덕론, 가치타령으로 전락했다. 듣는 순간 속시원하지만 곰곰히 되십어 보면 남는게 없던 젊은 시절 운동권의 공허한 주장이 오버랩된다.

요즘 인터넷에는 나도는 정치 유머 하나. 박정희는 모범운전, 전두환은 난폭운전, 노태우는 초보운전, 김영삼은 무면허운전, 김대중은 졸음운전에 현 대통령은 역주행이라나.


돌이겨 보면 역주행 징후는 집권후 1년도 안돼 나타났었다. 말로만 민생을 외치고 결과적으로 서민들 삶이 더 어려워지는 역설의 통치방식에 참지 못한 식당주인들이 솥단지를 집어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던 것이다.

당시 인기를 끌었던 '밥솥 유머'. '이승만이 미제 전기 밥솥을 가져왔는데 빈 솥이어서 박정희가 열심히 쌀 밥을 지었지만 전두환은 "이리 냇!"하며 다 된 밥을 동생들과 다 먹어 치웠다.

노태우는 누룽지에 물을 부어 깨끗이 긁어 먹었고 김영삼은 솥을 고장내 버렸다. 김대중은 IMF 발행 신용카드로 새로운 외제 전기밥솥을 사왔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코드 맞춘다고 잘못 꼽아 밥솥이 타버렸다'

정후보측의 가치 공격이 있은 다음날 외신은 중국이 달 탐사 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했음을 알렸다. 중국은 2012년까지는 무인 우주선의 달 착륙을 실현하고 2017년까지는 유인 우주선을 달에 보낼 계획이다.

우리가 과거에 묻혀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우리보다 기술과 과학이 한참 뒤떨어진줄 알았던 중국은 달나라로 날라가 우주강국임을 과시했다. 이웃 일본도 고이즈미 수상의 과감한 개혁으로 잃어버린 10년에서 벗어나 성장궤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젠 과거의 덫에서 벗어나자. 달나라와 은하계에 쏘아올릴 기술과 과학자를 얘기하고 로봇과 바이오 키울 생각을 하고 영어를 큰 돈 안들이고 습득할 방안을 궁리하자.

지긋지긋한 이념과 가치를 벗어던지고 국익에 도움되고 국민들이 즐거워할 밝고 찬란한 실용적 테마를 얘기하자. 잃어버린 10년을 진정으로 되찾아 10년 내내 기분 좋게 해줄 후보를 국민들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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