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강세를 보이던 NHN (159,900원 ▼700 -0.44%)은 11시40분 무렵 시가총액 14조원을 돌파하며 순식간에 현대차를 제쳤다. 이때 현대차의 시총은 13조9000억원대였다. NHN과의 역전을 속절없이 지켜보던 현대차가 오후 2시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NHN을 다시 추월할 수 있었다.
◇골리앗 제친 다윗
외형만 놓고 보면 꼬마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이긴 셈이다.
현대차는 7년 반전인 2000년 초반에도 새롬기술에 시총이 역전되기도 했다. 당시에도 현대차는 2만6000명의 직원을 보유한 메머드급 회사였지만 직원수 60여명의 새롬기술에 시총이 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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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유사하지만 그때와 지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당시 새롬기술은 단지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급등, 시총 2조원대에서 현대차를 따라잡았지만 지금 NHN은 올해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0%대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감안하면 순이익도 지난해의 2배 수준인 3000억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현대차는 해마다 거르지 않는 노조의 파업, 자동차 산업의 국제 경쟁 심화, 오너의 사법처리 등으로 지난해 1월부터 주가가 줄곧 내림세에 있는 실정이다.
◇ NHN, 오버슈팅 논란
이날 비록 역전에 실패했지만 지금까지 추세로라면 NHN의 역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현대차가 사상 최대실적에도 3%대 상승에 그친 반면 NHN은 '오버슈팅' 논란 속에서도 8% 이상 급등할 만큼 상승 추세가 가파르다.
그러나 이같은 가파른 상승추세가 NHN 주가의 가장 큰 부담이란 게 증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NHN은 이달 들어서만 40%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달까지 시총 10조 돌파가 이슈였는데 벌써 14조원을 넘어섰다.
한 인터넷 담당 애널리스트는 "30만원 목표가를 제시했을 때와 지금 상황이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미리에셋증권에서 주식을 집중 매수하는 바람에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며 "오버슈팅된 감이 많지만 그렇다고 고평가됐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어느새 현대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지만 너무 급하게 올라 방향성을 점치기 어려워진 NHN 시총 14조원의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