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은 지난 22~23일 오슬로 증시에서 기관 투자가들이 보유 중이던 지분 58.8% 가운데 39.2%(4456만5360주)를 '블록 딜'(ABG 주관) 방식으로 8억달러에 매입했다. 인수가격은 주당 17.86달러로 아커 야즈의 현 주가에 35%의 프리미엄을 붙였다.
STX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의미를 한국적 사고로 접근해 유럽 회사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경영권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TX그룹은 우선 주요주주 명분으로 현 경영진과 전략적 제휴를 모색한 뒤에 장기적으로 확고한 경영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 관계자는 "지분 취득을 통해 유럽 조선소의 원천 기술과 STX의 선박 건조 기술 및 조선기자재 공급 능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계획"이라며 "유럽의 조선산업의 역량 강화와 STX의 사업역량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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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커 야즈는 지난 2003년 유동성 부족으로 자금난을 겪던 노르웨이 최대 조선그룹인 아커 크베르너(Aker Kvaerner)에서 분사된 3개 그룹 중 조선사업 전문기업이다.
한편 STX그룹의 인수에 대해 시장에서는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정은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크루즈업체를 샀다기 보다 별도의 회사를 인수한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크루즈사업에 대한 수요가 아직 크지 않고 내장재 등 고급기자재 조달비용이 큰 점을 감안하면 당장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승회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커야즈의 EVITDA 분석 등을 통해 보면 8억달러란 인수금액은 꽤 싼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