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 은평뉴타운 "어찌하오리까"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2007.10.2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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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분양 12월로 연기…경쟁률 낮아져 실수요자에 기회

"그냥 접어야 겠네요. 전매제한은 너무 부담스러워서." (jmija71)
"전매제한 있다면 굳이 1지구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같은 가점이라면 2지구, 3지구도 있고, 광교도 있는데." (funnysisters)
"전매제한은 부담스럽지만 무주택 실수요자에겐 잘 된 듯하네요." (bsmee503)

은평뉴타운 청약을 준비하고 있는 한 인터넷 카페 회원들의 목소리다. 분양이 12월로 늦춰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혼란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그 가운데 입주한 후 당분간 집을 되팔 생각이 없었던 실수요자들은 큰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경쟁이 낮아져 당첨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안도의 목소리도 보였다.

내년 5월께 입주한 후 곧바로 집을 매각해 시세차익을 얻으려던 투자자들은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전매제한으로 묶이지 않은 민간분양단지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11월말까지만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면 분양가 상한제에 의한 전매제한 금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실수요자에겐 잘 된 일"

당초 은평뉴타운의 청약점수 합격선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최소 60점은 넘어야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최근 분양한 인천 논현 힐스테이트의 경우 당첨점수가 44점이 나왔다. 당초 예상으로는 30점 후반대면 가능성 있다고 전망됐던 곳이다. 이 때문에 은평뉴타운도 이보다도 꽤 높은 점수가 안전권이라고 진단돼 왔다.


그러나 분양이 12월로 늦춰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입주 후 전매를 하려는 투자자들이 줄어들어 경쟁은 실수요자들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당첨가능점수는 당초 예상인 60점보다 다소 낮은 50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도 "은평뉴타운 분양아파트가 단기 투자의 대상이 아닌, 거주 중심의 주택개념을 선도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서 일반분양아파트에서는 장기거주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에게 공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11월까지 쏠림현상 지속될 듯

전매를 통해 투자수익을 얻고자하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달 이후 전매제한이 아파트를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으로 떠올랐다.

전매제한을 피하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이미 '쏠림현상'을 빚고 있다.
분양계약후 최장 10년까지 전매제한에 걸리는 공공택지내 신규분양단지의 경우 청약률이 공급 가구수의 30%에도 못미쳤다.



그러나 전매제한을 적용받지 않는 민간아파트의 경우 경쟁률이 평균 3대 1을 넘어섰다.

이런 현상은 같은 택지 내에서도 전매제한 규제가 다르게 적용된 경기 양주시 고읍택지개발지구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곳에서는 건설사가 용지를 사들인 방식이 달라 전매제한 규제가 같은 택지 내에서도 다르게 적용됐다.

전매제한에 걸린 우남건설과 우미건설의 단지는 청약률이 각각 43%와 19%에 그쳤다. 반면 전매제한규제를 피해 간 한양은 평균 58%였다. 특히 중대형 아파트로만 구성된 6-3단지는 평균 94%의 청약률을 보였다.



그동안 은평뉴타운의 가장 큰 매력은 내년이면 입주해서 바로 전매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12월 분양으로 이런 매력이 사라지게 되면 은평뉴타운의 경쟁률도 예상 밖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 그 투자수요는 전매제한 없는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은평뉴타운은

은평뉴타운이 12월 이후에 분양을 하게 되면 은평뉴타운 내 모든 지구에서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전매제한에 묶이게 된다. 85㎡ 이하 아파트는 10년 동안, 85㎡ 초과 아파트는 7년 동안 사고팔 수 없다.



전매제한이 똑같이 적용된다면 1지구 및 2,3지구에 대해 실수요자 입장에서 입지여건에 따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1지구는 가장 먼저 분양되는 단지지만 일반공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원주민(이주대상) 특별공급분이 1지구와 2지구에 배치되는데 이에 따라 일반분양 물량이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1지구는 3개 지구 가운데 분양물량이 2817가구로 가장 적다. 반면 2지구 및 3지구 분양은 3404가구 및 3832가구를 분양한다.



게다가 1지구는 3호선 구파발 전철역에서 가장 멀다. 동쪽 끝 단지는 전철역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2지구는 구파발역과 인접해 있다. 북쪽에는 진관근린공원, 남쪽으로는 갈현근린공원, 동쪽에는 북한산국립공원을 끼고 있는 분지형이다. 입지여건으로는 가장 좋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3-1지구는 구파발역을 포함하고 있다. 이곳에는 중심상업복합단지가 들어선다. 3-2지구는 은평뉴타운의 동쪽 끝에 자리하고 있어 구파발역에서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현재 연신내역을 거쳐 종로나 신촌 등지로 나가는 시내버스 종점이 자리하고 있어 이 노선이 유지된다면 교통도 큰 손색은 없다.



2지구는 내년 하반기, 3지구는 2009년 이후에 분양이 된다는 점에서 이들 지구는 송파신도시와 비교되고 있다. 송파신도시는 2009년 9월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송파신도시는 은평뉴타운에 비해 입지여건이나 위치, 교통 등에서 훨씬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신중히 고려해 선택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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