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우려하는 것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2007.10.2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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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학의 시황분석]강력한 중기지지선은 1800선

코스피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장중 한때 1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일시적으로 1900선이 붕괴되기도 하였으나 가까스로 1900선을 지켰다. 지난주 초 당사가 한국시장의 취약한 에너지와 약화된 Breadth가 Divergence 패턴을 보여 조정에 대한 경고를 한 이후 미국증시의 급락이 하락폭을 더 키운 결과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몇 가지를 우려하고 있다
① 중기고점을 확인한 것이 아닌가? 패턴상 Double Top패턴이 진행되는 것은 아닌가?)
② 미국시장은 과연 현 수준에서 지지가 가능한가?
③ 국제유가 등 상품(Commodity)과 달러화, 금리추세는 시장에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 것인가?
④ 궁극적으로 한국증시는 어느 수준에서 지지를 받을 것인가?



이상의 우려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지만 적어도 기술적 분석의 관점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중기상승추세는 유효하다. 기본적으로 코스피는 2003년 이후 중기상승추세가 안정적으로 진행 중이다. 로그차트상으로 보면 현 수준에서 5% 정도 하락한다면 매우 견고한 중기추세선에서의 지지를 받을 전망이다. 따라서 그 수준 이하로 하락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기 Double Top 패턴에 대한 우려는 너무 비관적인 전망이며, 너무 앞서가는 걱정이다.

두 번째 우려는 미국시장에 대한 우려이다. 다우지수의 경우 현재 60일선과 120일선이 1만3530선에 수렴된 상황으로 이 수준에서 현재 지지를 받고 있다. 즉, 이 수준이 붕괴되면 전통적으로 중기지지선 역할을 하였던 200일선(1만3140)까지의 하락이 불가피하다.



사실 미국증시는 2005년 이후 처음으로 다우지수와 ADL간의 불일치(Divergence)가 발생해 추세전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그리고 2000년 이후 하락하던 변동성지표인 VIX도 올해 3분기 들어서면서 크게 증가해 시장에 대한 불안정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증시 또한 적어도 다우지수가 200일선을 하회하지 않는 한 비관적 전망은 지나친 우려라고 판단된다.

시장이 우려하는 것


매크로 변수들이 비우호적이지만, 지지선 혹은 저항선에 근접하고 있다

세 번째 우려는 매크로 변수의 향방이다. 먼저 미국 달러화가 가파른 약세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2006년 이후 이어지던 달러화 약세흐름은 지난 8월말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의미있는 지지선 80가 붕괴됐다. 이에 따라 달러화는 새로운 중기 하락추세가 진행되고 있으며, 다음 하락목표치인 75 수준까지 추가적인 하락이 이어질 전망이다.


과거 달러화 약세흐름은 글로벌 유동성의 이머징마켓 유입으로 해석되었으나 최근에는 미국 금융시장의 우려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시장의 센티멘트가 바뀌고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미국 국채금리도(T-Note 10Yr) 2006년 말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하였는데, 이는 미국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만약 이 수준이 무너진다면 2005년 이후 진행되어온 금리상승국면은 하락국면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아울러 가파르게 상승중인 국제 원자재가격도 주식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사상최고치를 경신중인 국제유가(WTI 기준)의 경우, 절대적인 가격 수준인 90달러에 육박하면서 경기 Proxy가 아닌 기업의 비용악화요인으로 시장에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과거와 다소 다른 점이다. 국제유가뿐 아니라 국제 금가격도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CRB지수도 최고치에 근접하고 이다.

결론적으로 매크로 변수들은 글로벌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하였듯이 센티멘트의 차이가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 최근 충분히 상승 또는 하락하여 지지선 혹은 저항선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증시에 극단적인 방향성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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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의 강력한 중기지지선은 1800선
마지막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방향성이다. 이미 지난주 초에 가격지표와 기술적지표들의 Divergence패턴이 발생해 지수조정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으며 현재에도 이러한 상황은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시장의 정배열도를 나타내는 (p-n)차트를 보면 10월초에 이미 음전환해 시장이 매도세에 의해 장악되었음을 보여주었고, 현재는 그 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즉, 당분간(적어도 재차 음전환 하기 전에는) 추세적인 상승흐름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이 우려하는 것
한편, 시장에너지의 변화흐름은 이제 오히려 희망으로 다가 오고 있다. 즉, 지난주 초까지는 시장에너지의 취약현상이 지수가 상승하는 중에도 지속적으로 나타나(Divergence 발생) 지수조정을 예측하는 주요 근거가 됐는데, 오히려 최근에는 지수 급락 과정에서도 시장 순매수에너지인 Net-Buying Power가 감소하지 않는 등 시장에너지 위축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장에너지가 일정기간 유지된다면 지수반등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현재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어느 정도 근거를 가지고 있지만, 그 자체로 하락추세로의 전환을 판단할 상황이 아니다. 1차적으로 1900선이 지지선 테스트를 받겠지만, 이 수준이 붕괴된다고 하더라도 중기추세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2003년 이후 코스피 회귀선은 지난 8월과 같이 의미있는 지지선 역할을 하여 왔다. 만약 1900선이 무너진다고 하더라도 회귀선이 위치한 1800선 전후에서 강한 지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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