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신성장동력 확보에 전력"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7.10.2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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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회장 21일로 취임 4주년

돌이켜 보면 40년 같은 시간이었다. 고 정몽헌 회장을 떠나 보낸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고, 그룹의 상징이자 숙명인 대북사업이 수시로 위기 상황에 내몰렸다. 그러나 숱한 고비를 겪으며 경영권은 지켰고, 그룹은 성장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1일로 취임 4주년을 맞았다. 4년간 현실은 가혹했지만 현 회장이 경영자로서의 공력은 그만큼 쌓였다. 그동안 세월은 약이 됐고 운은 현 회장 편이었다. 현대건설 인수, 개성관광 실현 등 난제들이 남아 있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렇다.



현 회장 취임 뒤, 그룹 50% 성장

2003년 현 회장 취임 당시 8조5000억원이던 그룹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12조7000억원을 기록해 약 50% 이상 급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7조6000억원으로 2003년 대비 41% 증가했다. 2003년에는 2600억원의 적자였지만 지난해에는 3050억원의 흑자를 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특히 올해는 현대상선, 현대증권, 현대아산 등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하반기 들어 개선되고 있는 추세여서 연초 매출목표 8조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 현대증권 등 주요 계열사의 부채비율은 2003년 286.4%에서 지난해 196.8%까지 낮아졌다. 대외 신인도도 급격히 상승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시장 신용등급은 대부분 2단계 상향 조정됐으며 특히 현대증권과 현대엘리베이터는 A등급으로 올라섰다.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은 미흡


외견상 현대그룹의 성장세가 현격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현대상선, 현대증권 등 주력 계열사의 업황 호전에 기인한 측면이 크며 현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그룹의 역량을 총 투입해 온 4년 동안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은 그룹 사정상 여의치 않았다.

이는 현 회장 취임 이후 가장 중요한 과제가 '경영권 지키기'였다는 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이 과제는 현 회장은 올해 들어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의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우호지분을 47% 이상 끌어 올리면서 간신히 일단락됐다.



이제 공격적으로 성장엔진 찾기에 나설 여건이 마련된 셈이지만 그간의 출혈은 만만치 않았다. 현대건설 인수가 옛 주주의 책임문제로 지지부진해진 데 따른 에너지 소모도 컸고 현대상선의 경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써야 할 재원을 자사주 취득에 쓰는 등 기회비용이 상당했다.

현 회장, 지킬 때가 아니라 키울 때

이런 가운데 성장의 물꼬도 부족하지만 조금씩 트이고 있다. 하나의 계기는 지난해 중단 위기로까지 내몰렸던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이다. 이달초 남북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사업과 백두산 관광 조기 추진'이 합의대로 될 경우 그룹성장의 한 기폭제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대선'이라는 변수로 인해 닫혀 있던 M&A시장이 내년도에 활성화될 것이라는 점 역시 현대그룹에게 하나의 도전이자 기회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확보했던 실탄을 M&A시장에서 어떤 식으로든 사용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현대그룹은 2010년 매출 2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워 두고 있다. 그리고 현 회장은 올해 들어 "무엇보다도 신성장사업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부쩍 강조해 왔다. 현 회장 스스로가 인지하고 있듯 시장은 앞으로 현 회장의 '키우는' 역량을 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정은 회장 "신성장동력 확보에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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