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메모리 10년..성과가 보인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강경래 기자 2007.10.1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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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제품 일류화 목표 근접..업계선 "공격적 M&A" 주문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는 20%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80%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다. 게다가 소품종 대량생산 중심의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비메모리 대부분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메모리에 비해 고부가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電, 10년여만에 1차 목표 근접= 삼성전자는 반도체 회사가 '제품 공급자(Product Provider)'가 아니라 토탈 솔루션 공급자(Total Solution Provider)'로 거듭나야 한다는 판단하에 지난 1997년 처음 비메모리를 전담하는 시스템LSI 사업부를 신설했다. 단순히 제품 하나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운영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후 삼성전자는 2002년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이 비메모리 분야 첫 업계 1위를 기록하면서 첫 성과를 냈다. 그리고 2005년에는 DDI를 포함, CMOS 이미지 센서(CIS),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마트카드 IC, 미디어 플레이어 통합칩 등 5가지 제품을 세계 1등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6월에는 비메모리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최첨단 300㎜(12인치) 공정을 적용한 비메모리 전용 공장인 S라인을 가동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00㎜ 라인 가동으로 세계 유수의 시스템 LSI 업체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제조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투자의 성과는 지난해 일류화 제품군 중 내비게이션 AP와 스마트카드칩이 동시에 업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는 성과로 돌아왔다. 특히 올해 9월말 기준으로 미디어플레이어 통합칩까지 1위를 달성하면서 업계 1위 품목을 4개로 늘려 비메모리 5대 일류화 목표에 거의 근접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나머지 제품들은 응용분야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현 사장의 노력= 이처럼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1위에 이어 비메모리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게 된 데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수장인 권오현 사장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삼성 비메모리 10년..성과가 보인다


권오현 사장(55)은 정통 엔지니어 출신으로 1975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학사와 1977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 석사를 거쳐, 1985년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같은 해 11월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SSI)에 근무하면서 삼성전자에 발을 들여놓은 후 1988년 4Mb D램 개발부장 등 12년간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몸담았다. 이후 1997년 시스템LSI 제품기술실로 옮기면서 비메모리 사업과의 인연을 맺기 시작했고 2004년 시스템LSI 사장에 올랐다.

비메모리 반도체 5대 일류화 제품군 선정과 최첨단 비메모리 전용공장인 S라인 건설 등을 주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권 사장은 1992년에 64메가 D램을 개발해 삼성그룹 기술대상을 받는 등 기술대상 2회와 석탑산업훈장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며 "이같은 능력을 바탕으로 삼성의 비메모리 분야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M&A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 사장을 지냈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비메모리 기업을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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