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한 루피화, 인도에 약일까 독일까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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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루피화 강세가 인도 경제에는 득이 클까 실이 클까. 중국과의 경쟁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도 루피화의 급등세가 인도 경제에 새로운 논란 거리가 되고 있다.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에서부터 인도 정부의 중점 과제인 빈곤 퇴치에 이르기까지 루피화 강세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절상이 이뤄지고 있는 통화는 루피화라며 루피화 강세는 중국의 잠재적인 위협과 맞물려 인도시장에서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중국 정반대인 환율 정책
올들어 루피화는 미국 달러에 대해 12.8% 상승했다. 외국인투자자의 자금유입이 쇄도하며 9년래 최고치로 급등한 것. 루피화는 또 홍콩달러에 대해 12.3%, 엔화에 대해 11.2%, 파운드에 대해 9.1% 유로는 4.8% 올랐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인도 증시에 165억달러의 순매수를 보인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연간 순매수 80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인도 경제가 지난해 18년래 최고치인 9.4% 성장했고 이와 맞물려 증시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 성장하며 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과시했다. 인도보다 성장세가 강하다. 증시 역시 사상최고가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고 있으며 일반투자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위안화를 거래하는 것을 막고 있다. 올들어 위안화는 달러에 대해 3.7% 절상되는데 그쳤다.



인도는 달러 매입에 소극적인 반면 중국은 달러화를 대규모 매입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을 막기위해 인민은행은 달러를 대규모 매입하고 미재무부 채권을 사들였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1조4000억달러에 달한다. 인도의 6배 정도다.

서방국가들은 인도에 찬성을, 중국에는 비난을 보내는 상황이다. 인도 내에서는 중국의 잠재적인 경제위협을 두고 이같은 정책이 적절한 것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G7 외무장관들은 이번주 워싱턴 회담에서 위안화 절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헨리 폴슨 미재무장관 역시 고정환율제도의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달중 인도를 방문할 예정인 폴슨 장관은 그러나 인도의 환율 정책에 대해서는 우호적이다. 브루클리 맥로린 재무부 대변인은 "인도의 변동환율제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 고성장을 유지하는 매우 소중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수출, 빈곤 퇴치 등에 대해서도 논란
논란은 비단 환율의 가치 뿐 아니라 여전히 가난한 인도에서 부를 확산시키는 것과도 연관돼 있다. 강한 루피화를 지지하는 쪽은 인도 소비자와 수입업체들이 통화 강세로 수혜를 입고 있다고 주장한다. 수출업체들은 해외 경쟁업체들에 대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리먼브러더스에 경제 정책을 자문하고 있는 존 르웰린은 "성장이 지속된다면 혜택이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바로 경제 개발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인도의 신용평가사인 크리실의 수비 고칸 이코노미스트는 "장기적으로 볼 때 '무슨 일'을 하기 위해서는 루피화가 강해야한다"고 말했다.

반면 루피화 약세를 주장하는 쪽은 중국을 본받아야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환율을 엄격하게 통제함으로써 빈곤을 퇴치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통화 약세는 해외기업들의 투자를 늘려 고용을 창출하고 임금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인도는 매우 엄격한 자본시장 통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인포시스 테크놀로지 같은 인도 기업은 외국 컴퓨터를 구입할 때 중앙은행의 승인을 얻어야했다. 중앙은행은 지금도 회사와 개인이 투자하고 빌리고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한도를 설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많이 완화되고는 있지만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있어야 루피화 상승 압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 당국은 세금 완화, 농업에 대한 대출 지원 등을 통해 루피화 강세의 악영향을 줄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나 해외 투자를 악화시키지 않고 수출을 지원하는 것이다.

루피화 강세로 가장 어려움이 있는 산업은 IT 분야다. 인도의 대미 수출의 70%를 차지한다. 인도는 IT산업은 유능한 젊은이들을 양성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일부 기업들은 루피화 강세를 피해 사업다각화, 비용 절감 등의 대안을 세우고 있다. 강한 통화 속에서 성장을 지속하는 인도 기업들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시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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